대중은 스타들의 강렬한 눈빛과 화려한 무대 매너만을 기억한다. 그러나 박성웅과 남궁민, 주현미의 이름 앞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엘리트 전공자라는 반전의 이력이 붙어 있다. 법전을 파고들고 기계 도면을 그리며 약사 가운을 입던 이들이 왜 차가운 조명 아래 예인의 길을 선택했을까. 단순히 무대가 좋아서라는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탄탄한 엘리트의 길을 스스로 거부한 이들의 결정은 주도면밀하게 계산된 지적인 결단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그들의
여덟 살 소년에게는 그저 신나는 놀이터였다. 학교가 끝나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로열 오크스 컨트리클럽으로 향했다. 공을 치고 또 쳤다. 하루 종일 그곳에 있어도 싫증 나지 않았다. 소년은 몰랐다. 자신이 어떻게 이곳에서 마음껏 공을 칠 수 있게 됐는지. 부모가 돈을 빌려 회원권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훨씬 뒤의 일이었다. “몇 년 전에야 알게 됐어요. 부모님이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 돈을 빌렸다는 걸요.” 하루 종일 공을 치던 소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요소인 첨단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우리 기업의 손으로 미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다. 생산 규모는 연간 수십만장 분량이다. SK하이닉스는 27일(현지시간) 미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차세대 HBM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팹) 기공식을 열었다.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건설하는 첫 생산기지로, 오는 2028년 10월 클린룸(패키징이 이뤄지는 공간)을 완공해 이듬해 하반기부터 HBM 양산을 목표로 한다. 지금까지
“AI발 고용위기, 고립 더 키워… 맞춤 정책으로 재도전 지원을” [심층기획-닫힌 문 너머]“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노동시장 충격이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특히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청년들은 더 그렇죠.”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청년 고립이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했다.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전 세계적인 개인화이며, 두 번째는 AI가 가져온 노동시장 변화다. 그
“실태조사, 인구·사회학적 특성 치우쳐… 법의부검으로 고립사 배경 다각도 분석” [심층기획-닫힌 문 너머]“고립사의 배경을 파악하려면 더 깊이 있는 조사가 필요합니다.” 나주영 부산의대 법의학교실(법의학연구소) 교수는 정부 주관 고립사 실태조사의 실효성에 아쉬움을 보이며 “한 건, 한 건 고립사가 발생한 배경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립사 사건에서 부검을 실시한 경우를 모아 별도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법의학
[설왕설래] 쉬워지는 판결문 판결문은 ‘마지막 물기 한 방울까지 짜낸 메마른 문장’이라고 한다. 단 한 글자의 실수도, 오독(誤讀)도 용납되지 않는다. 한 문장이 너무 긴 것으로 악명이 높다. ‘원고 소송대리인은 …이라는 판결을 요청하였고, 그 청구의 원인으로써 …이라고 진술하고, 피고의 답변에 대해서 …이라고 이야기하여, 그 입증으로써…’ 하는 식이다. 여기에 최고(催告·촉구), 해
[기자가만난세상] 운이 다한 노인들 젊은 날 남자는 거침이 없었다. 1978년 대학에 들어가 화학을 전공했고, 1989년 냉매 수입 대리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 결혼해 3년 뒤 아들을 얻었다. 서초동에 6억원짜리 집을 샀다. 일찍이 배운 술이 발목을 잡았다. 사업이 기울고 술이 늘면서 가정에 불화가 찾아왔다. 8년 전 아내와 결국 이혼했다. 아들이 자신을 좀비라고 부른다고 그는 말했
[세계와우리] 서태평양 긴장 파고, 한반도 흔든다 최근 서태평양의 안보 지형이 심상치 않다. 이제 미·중 경쟁은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총체적 경쟁으로 번졌고, 최전선의 대만해협을 필두로 양옆에는 중·일 갈등과 중국·필리핀 충돌이 잇따라 배치돼 있다. 하나로 연결된 이 긴장된 구조의 여파는 한반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이 안보와 경제 양면에서 더 전략적인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주지하다시
[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다쳐야만 학대인가 올여름에도 폭염 속에 반려동물을 방치한 사례가 잇따랐다. 서울의 한 옥상에는 바닥 온도가 50도를 넘고 가림막조차 없는 곳에 개가 방치돼 있었다. 한 펫숍에서는 개 18마리가 38도에 이르는 더위 속에서 냉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 공간에 갇혀 있었다. 동물보호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불필요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 굶주림·질병 등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