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의 고질적인 주차난이 공항공사와 자회사 직원들을 위한 ‘특혜성 무료주차’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직원들은 개인적인 해외여행이나 귀향을 위해 공항 주차장을 장기간 점유하며 수십만원의 요금을 면제받는 등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14일 국토교통부는 최근 반복된 인천공항 주차난과 관련해 주차요금 면제 제도의 적절성을 감사한 결과 공항 주차장이 사실상 직원 편의 중심으로 운영되었다고 발표했다.
◆ 주차면수 84%가 정기권... 여객보다 직원이 우선
감사 결과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정기주차권 발급이다. 인천공항의 전체 주차면수는 3만6971면인데 이미 발급된 유·무료 정기주차권은 3만1265건에 달한다. 전체 주차 공간의 84.5%가 정기권 차량을 위해 묶여 있는 셈이다.
공사는 공사와 자회사 및 입주기관 직원에게는 무료 정기권을 주고 항공사와 입점업체에는 월정액 방식의 유료 정기권을 발급해왔다. 하지만 별다른 한도 없이 신청자 대부분에게 주차권을 내주며 사실상 주차난을 방치했다.
특히 여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단기주차장에서 공사 직원의 우대가 두드러졌다. 제1여객터미널 기준 상주근무자는 자회사 직원이 7391명인 반면 공사 직원은 374명이다. 하지만 단기주차장 무료 정기권은 공사 직원에게 1289건이 배정된 반면 자회사에는 136건만 돌아갔다. 상주 여부와 관계없이 공사 직원들에게 터미널 인접 주차 혜택이 집중된 결과다.
◆ 개인 여행에 49일 방치... ‘공짜 주차’에 혈세 낭비
직원들의 사적 이용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연가 기간 중 무료 정기권을 이용한 부정 사용 사례는 1220건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면제받은 주차요금만 7900만원 규모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공사 직원 A씨는 해외여행을 가며 15일간 차량을 세워두는 등 총 22일간 주차해 55만2000원의 요금을 면제받았다. 자회사 직원 B씨는 귀향을 이유로 차량을 49일간 방치하며 44만3000원의 주차비를 내지 않았다. 점심시간 식당 이용 등을 위해 무료 주차권을 쓴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4302건에 달했다.
국토부는 공사가 과거 여객 편의를 위해 직원 차량을 장기주차장으로 옮기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실제로는 단기주차장 무료권을 대거 발급하며 스스로 명분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정기주차권 발급 기준 강화와 관리체계 개선을 통보했다. 또한 관련 책임자 문책과 부정 사용자에 대한 징계 및 부당 면제 요금 환수 조치를 요구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항 이용 국민들은 주차장 부족으로 큰 불편을 겪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직원들이 특혜를 누린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제도를 전면 개선해 공공자산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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