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1997년 9월 28일 중계석에서 외침이 터졌다. 1998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 1-1로 팽팽하던 후반 41분. 일본 진영에서 공을 잡은 한 선수가 앞으로 치고 나가 왼발을 휘둘렀다. 낮게 깔린 공이 골키퍼의 손을 지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2-1. 붉은 유니폼의 선수들이 그에게 달려들었다. 함성으로 가득했던 도쿄 국립경기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한국 축구사에 ‘도쿄대첩’으로 남은 경기다.
1974년 서울의 한 경찰서 앞. 다섯 살 여자아이가 버려졌다. 영어는 한마디도 못 했고, 가진 것이라곤 여벌 신발 한 켤레가 든 작은 가방뿐이었다. 그 아이는 40년 뒤 미국 프로스포츠 구단을 소유한 여성 구단주가 됐다. 그리고 올해 9월, 그의 딸이 US오픈 4강에 진출했다. 딸의 이름은 제시카 페굴라(32). 세계랭킹 3위의 미국 테니스 선수이자 억만장자의 딸이다. 아버지 테리 페굴라는 석유·가스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사업가다. 미식축
한·미 간 대미투자 협상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국의 대미투자 규모가 당초 합의한 2000억달러 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상과정에서 미국의 압박이 강화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장관이 양국 선(先) 합의를 다시금 강조한 것으로 최종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주말 동안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대미투자 관련 논의를 벌인 김 장관은 13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中 금은방 ‘줄폐업’인데 금은 더 샀다… 반전 이유는 [차이나우]중국 전역에서 주얼리 매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혼인 감소로 예물 수요가 줄어든 데다 높은 수준에서 출렁이는 금값이 소비 심리까지 짓누르면서 금 장신구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어서다. 다만 소비가 장신구에서 투자용 금으로 옮겨가면서 전체 금 소비는 되레 늘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대표 주얼리업체들의 점포 축소가
쫄깃한 긴장+한국 문화 코드… 한류 타고 해외서 먼저 터졌다 [S스토리- 문학계 '숨은 수출 강자' 추리·미스터리·스릴러 소설들]요즘 장르소설 독자들 사이에서 ‘추미스’는 하나의 장르명처럼 쓰인다. 추리·미스터리·스릴러를 아우르는 말로, 엄밀히 따지면 각각이 서로 다른 계보를 가진다. 미스터리가 범죄 기반 소재로 감춰진 진실을 탐색하는 과정을 다룬 포괄적 장르라면, 스릴러는 위협과 긴장감을 조성하는 데 더 무게를 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러 요소를 결합한 작품이 주류를 이루면서 ‘미
[설왕설래] 앤트로픽 CEO의 ‘경고’ 지난 4월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휴먼X 콘퍼런스’. 최대 화제는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었다. 올 1월 공개한 업무 자동화 도구 ‘클로드 코워크’가 소프트웨어(SW) 업종의 업무를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데다,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과 이란 전쟁 등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
[특파원리포트] 댈러스의 두 공화당 지난 9·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 기간 텍사스 안에서 드러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과 민주당 진영 간의 균열뿐만이 아니었다. 마가 대 민주당이 서로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집회 등을 통해 눈에 띄는 방식으로 대립했다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 대
[심호섭의전쟁이야기] 전장을 통제하려는 인간의 오래된 꿈 최근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인공지능(AI)이 실제 전쟁 수행의 중심으로 들어왔음을 보여준다. 미군은 AI 기반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이용해 위성과 무인기 등에서 들어오는 방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표적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한다. 실제로 개전 첫 24시간에만 약 1000개의 표적을 타격했는데, 이는 AI 도
[구정우칼럼] 제니는 아디다스를 손절해야 할까 최근 블랙핑크 제니가 아디다스와 협업해 운동화, 의류 등 디자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시장의 뜨거운 반응도 잠시, 아디다스를 ‘제발 손절하라’는 팬들의 항변이 터져 나왔다. 발단은 아디다스가 절단 장애인을 위해 추진한 ‘싱글 슈’ 프로모션이었다. 2021년 이스라엘·가자 무력 충돌 당시 복무 중 다리를 잃은 전직 이스라엘 군인이 모델로 등장했고, 이에 팔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