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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깎아줬더니 그린피를 더 받아?’…골퍼들 역린 건드린 ‘가격 착시’ [권준영의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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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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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맞추려 새벽은 싸게, 황금시간은 비싸게…시간대별 요금 재편된 골프장
평균 그린피는 낮췄는데 주말 황금시간은 30만원대…“체감은 더 비싸”
정부는 평균을 봤고, 시장은 피크타임을 올렸다…엇갈린 대중형 골프장 효과

“그린피를 낮춘다는데, 왜 라운드 비용은 더 비싸졌나.”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를 통해 그린피 인하를 유도한 ‘대중형 골프장’ 정책이 시행됐지만, 소비자 체감은 정책 의도와 엇갈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가격 인하 효과라기보다는 평균 요건을 충족하는 과정에서 시간대별 요금 구조가 세분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비용 부담은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로 집중되는 형태로 이동하고 있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겉으로는 대중화를 내세우지만, 실제 작동 방식은 ‘평균 관리형 가격 설계’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프장들은 정부 기준을 충족하는 범위 안에서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를 중심으로 요금 체계를 다시 짰고, 그 결과 정책 효과는 단순한 인하보다 소비자 체감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규제 회피가 아닌 ‘수요 집중에 따른 가격 차등화 전략’으로 볼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애초 이 제도는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를 통해 골프장 이용료를 낮추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정책은 최고가를 직접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평균 요금’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세제 혜택이 즉각적인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보다는, 평균 기준을 맞추는 범위 안에서 시간대별 요금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반응했다. 결국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세금 효과보다는 가격 재편에 더 가까웠다는 분석이다.

 

27일 골프업계에 따르면 ‘대중형 골프장’ 지정 기준은 최고가를 직접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 평균 요금을 관리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수도권 기준으로 회원제 대비 비회원 평균 요금보다 약 3만4000원 이상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대중형 자격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기준에 맞춰 주중 약 18만원대, 주말 약 24만원대 수준이 사실상 정책 기준선으로 작동하고 있다.

 

다만 이 기준은 시간대별 가격을 직접 규제하지 않는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평균 요건만 충족하면 되기 때문에 시장은 자연스럽게 요금을 시간대별로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평균 규제가 가격 왜곡을 초래한 사례’라는 해석과, ‘원래 존재하던 수요 차이를 보다 정교하게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실제 수도권 및 주요 지역 대중형 골프장에서는 요금 체계가 사실상 시간대별로 분리된 상태다. 새벽·야간 노캐디 시간대는 7만~10만원 수준까지 낮아지는 반면, 수요가 집중되는 평일 오전 골든타임은 22만~25만원, 주말·성수기 시간대는 29만~33만원까지 올라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구글의 AI Gemini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구글의 AI Gemini 생성 이미지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레저백서 2024’에 따르면 수도권 대중형 골프장의 18홀 기준 평균 그린피는 주중 약 16만9000원, 주말 약 21만3000원 수준이다. 다만 이는 평균 수치로, 실제 골퍼들이 몰리는 주말 황금 시간대에서는 20만원 후반에서 30만원 초반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대중형이라는 이름과 달리 시장은 이미 시간대별 프리미엄 요금 체계로 재편된 상태다.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비용은 단순한 그린피 수준이 아니라 라운드 전체 비용에서 결정된다.

 

수도권 주말 기준으로 4인 라운드를 가정하면 비용 구조는 다음과 같다. 그린피는 1인 약 30만원 수준으로 4인 기준 약 120만원이 발생하고, 여기에 캐디피 약 14만~15만원, 카트비 약 10만~15만원이 추가된다. 이를 합산하면 1팀 기준 총 비용은 약 144만~150만원 수준이다. 1인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7만원 안팎의 부담이 된다.

 

숫자와 체감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단순한 시장 논쟁을 넘어, 정책 설계 방식 자체의 문제로 이어진다. 현행처럼 평균 요금 중심으로 설계된 규제는 시간대별 가격 전략을 충분히 제어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드러낸다. 이에 따라 평균 기준 관리 방식이 아닌, 실제 수요가 집중되는 피크타임 가격을 직접 겨냥하는 방식의 재설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대로 최고가를 직접 규제할 경우, 공급 위축이나 예약 쏠림 등 또 다른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존재한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평균 기준을 맞추기 위해 새벽·야간 등 저가 시간대를 확대하고, 피크타임 요금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운영 전략이 바뀌었다. ‘3만4000원 기준선’을 중심으로 시장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골프장들은 규제를 회피한 것이 아니라, 규제 안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방식으로 가격 체계를 조정한 것이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정책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지자체 등에서는 평균 기준 규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고가 상한제 방식’ 등 보다 직접적인 가격 규제 틀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최고가 상한제가 시장 가격 신호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면서, 평균 규제와 상한 규제를 병행하는 ‘혼합형 접근’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결국 ‘대중형 골프장’ 제도는 가격을 단순히 낮추는 장치가 아니라, 시간대별 가격을 정교하게 분해하는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 평균은 내려갔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비용은 가장 비싼 시간대에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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