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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9일 사전투표 시작… 춤추는 여론 아닌 자질·공약 기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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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결과 발표·보도 금지
폭로·비방 등에 휩쓸려선 안 돼
선관위, 신뢰 회복 계기로 삼길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종로 1·2·3·4가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선거사무원이 기표용구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종로 1·2·3·4가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선거사무원이 기표용구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6·3 지방선거와 14개 지역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오늘부터 이틀간 전국에서 진행된다. 어제부터 여론조사 결과 발표 및 보도가 금지된 가운데 이제 선택은 오롯이 유권자들 몫으로 남았다. 선거운동이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각종 의혹 제기와 폭로·비방 등 흑색선전만 난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어느 국가든 정치의 수준은 곧 그 나라 유권자들의 수준과 정확히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유권자들은 오락가락하는 여론에 휩쓸리기보다는 후보자들의 자질과 공약을 꼼꼼히 따져보고 소신껏 투표해야 한다. 사전투표장으로 가기 전에 후보의 공약집과 이력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길 권한다.

세계일보는 오늘까지 4회에 걸친 ‘6·3 매니페스토’ 시리즈 기사 연재를 통해 15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의 공약을 소개·비교했다. 소속 정당이 다름에도 서로 비슷한 공약이 많다는 점은 이른바 ‘베끼기’ 지적을 받을 만했다. 도무지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공약을 남발하는 구태 또한 여전했다. 너도나도 자기네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한 점이 대표적이다. 만약 이것이 이뤄진다면 한국 전체가 ‘실리콘밸리’가 된다는 얘기인데 가당키나 한 일인가. 겉만 번지르르한 말 뒤에 숨은 실체를 꿰뚫는 눈이 필요하다.

2014년 지방선거부터 본격 도입된 사전투표는 선거 참여의 문턱을 낮춰 민주주의 저변을 넓히고 투표율을 높이는 성과를 올렸다. 한때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속설에 힘이 실린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2020년대 들어 사전투표 때마다 부실한 투·개표 관리에서 비롯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이른바 ‘부정선거’ 음모론이 확산했다. 이는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이 선거관리위원회를 공격하는 빌미로 작용하기도 했다.

허철훈 선관위 사무총장(장관급)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실수나 판단 착오로 사건·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개인의 과오나 부실 관리 문제이지 부정선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밝혔다. 옳은 말이긴 하나 안이한 인식이다. 국민 눈높이에선 선관위 직원의 실수나 판단 착오를 곧 부정선거와 동일시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얼마 전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선관위 신뢰도가 지난해 43%에서 34%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는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투·개표 관리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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