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낮 12시쯤 찾은 울산 중구 동강병원 장례식장은 깊은 침묵과 오열이 뒤섞였다. 흰색 앰뷸런스가 도착하자 장례식장 앞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향했다. 차량 문이 열리고,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 사고로 숨진 김모(44)씨의 주검이 조심스레 내려졌다. 장례식장 안으로 시신이 옮겨지자 가족들은 오열했다. 김씨 아버지로 보이는 노인은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그저 살아만 있기를 바랐는데…”며 말을 잇지 못했다.김씨는 지난 6일 오후
1963년 동아방송 1기 성우로 데뷔한 후 배우로 전향, 중견 탤런트로서 국민적 스타로 자리매김한 배우 사미자. 유부녀임을 숨기고 방송 생활을 시작한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장실에서 몰래 모유 수유를 하다가 동료에게 들켜 기혼자임이 드러나게 된다. 이에 타고난 미모와 23살의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주인공 역할은 들어오지 않았고 데뷔 초부터 아줌마 역할을 주로 맡게 됐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서는 노인 역할도 자주 맡았는데, 당시는 지금과
연세대학교 한 대형 강의 중간고사에서 무더기 부정행위 정황이 발견됐다. 상당수가 챗GPT 등 인공지능(AI)을 사용해 시험을 치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연세대 신촌캠퍼스의 3학년 대상 수업 ‘자연어처리(NLP)와 챗GPT’ 담당 교수는 최근 비대면으로 치러진 중간고사와 관련해 “부정행위하는 모습이 다수 확인됐다”며 부정행위자들의 ‘자수’를 권하는 공지를 게재했다. 적발된 학생들은 중간고사 성적을 ‘0점’ 처리하고, 자수하지 않으면
민방위 50주년에 떠난 ‘민방위 산파역‘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1975년 4월 30일 남베트남(월남) 수도 사이공이 북베트남(월맹) 군대에 점령당했다. 이로써 월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통일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로 거듭났다. 베트남의 공산화는 즉각 주변 동남아 국가들에도 영향을 끼쳤다. 캄보디아의 경우 베트남보다 앞선 1975년 4월 17일에 이미 공산주의 세력(일명 ‘크메르루즈’)이 프놈펜에 입성하며 전국을
검은 ‘지니’, 흑룡포 세종… 검정색, 恨을 풀다 [지금, 옛 것]선한 인물이 악하게 변화하는 것을 흔히 ‘흑화’(黑化)라고 표현한다. 단순하게 풀이하면 ‘까맣게 되다’이다. 여기엔 색깔에 대해 가진 강한 편견이 작동하고 있다. 검정색을 죽음, 공포, 암흑 등의 부정적 상징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흰색은 반대의 이미지를 가진다. 호림미술관은 특별전 ‘검은빛의 서사-검은색으로 펼쳐낸 무한과 생성의 풍경’은 이런 고정관념에
[설왕설래] 부끄러운 K음주운전 주말 서울경찰청 인근 주시경마당 앞에서 경찰관 한 무리가 시민과 섞여 건널목을 건너고 있었다. 적잖은 보행자 수에도 차들은 멈추지 않고 달렸다. 경찰관마저 “사람이 건너려 하면 차를 세워야 하지 않나”라고 푸념했다. 법에 따라 차량은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거나, 통행하려고 하면 정지해야 한다. 서울경찰청 코앞에서도 보행자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부
[특파원리포트] 제 살을 깎는 개혁 정치부 기자 시절 두 차례 ‘국회의원 정수 축소’ 논의를 경험했다. 한 번은 2012년 대통령선거 때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정치권의 기득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주장했다. 두 번째는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서였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들이 세비만큼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의석을 50석 줄이자고 했다. 의원을 ‘세비 먹는 하마’쯤으로 여기는
[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좋은 ‘깐부’, 나쁜 ‘깐부’ 지난달 30일 있었던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회장의 치맥(치킨+맥주) 회동이 큰 화제다. 치킨 매장은 ‘성지 순례’ 명소가 되었다. 미디어는 이들의 만남을 ‘깐부 회동’이라고 칭하며 대대적으로 다루고, 후속 보도도 줄을 잇고 있다. 인공지능(AI) 세계에서 엔비디아는 엔진, 삼성전자는 제조
[김정식칼럼] 보유세 인상의 허실 주택가격 안정은 이재명정부의 중요한 정책과제다. 최근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대출 규제와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집값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같은 보유세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보유세 인상으로 고가주택 수요를 줄이고 주택소유자의 매도를 유도해 주택공급을 늘리려는 것이다. 그러나 보유세 인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