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 서울 어느 골목의 차가운 단칸방에서 한 소년이 울고 있었다. 당뇨 합병증으로 앓아누운 어머니의 약값을 구할 길 없던 열아홉 정지훈이었다. 끼니를 거르는 것은 일상이었고 며칠을 굶다 못한 소년은 수돗물로 배를 채우며 무대 위 화려한 스타를 꿈꿨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어머니는 끝내 인슐린 한 번 제대로 맞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고 소년은 차디찬 빈소에서 결심했다. “다시는, 죽어도 다시는 굶지 않겠다고.” 이 처절한 생존 본
30년 된 낡은 노란색 가방과 그보다 더 정교한 머릿속 손익계산서. 배우 이서진의 이름 뒤에는 늘 ‘6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숫자가 따라붙는다. 대한민국 금융 태동기를 일궈낸 집안의 족보와 ‘로열패밀리’라는 황금빛 아우라는 수십 년간 그를 자본의 중심에 세워두었다. 하지만 실제 포착되는 이서진은 집안이라는 안전 자산에 안주하는 도련님이 아니다. 단돈 1유로의 환율에 집착하고 곰탕 고기 한 점의 원가를 계산하며 “수익이 안 나면 장사를 접어야
유권자 10명 중 6명은 6·3 지방선거 때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중도층을 중심으로 개헌에 대한 지지세가 뚜렷했고, 보수층에서도 찬성 응답이 적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도 과반을 차지하면서 정부에 우호적인 민심 흐름이 재차 확인됐다.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8일 인천·강원·경남, 8∼9일 대전·충남, 9∼10일 경기·부산, 10∼11일 서울·충북
“참사 피해자 지원 위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심층기획-세월호 참사 12주기]전문가들은 참사 때마다 반복되는 불공정한 조사와 단기적인 지원 등 국가 중심의 행정편의적 대응이 오히려 사회적 비용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한다. 참사 피해자 지원을 체계화하는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행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앙대책본부장으로 하는 중앙대책본부(중대본)를 신속하게 꾸려
연령·지역·지지정당 무관하게 “일자리·경제 활성화 최우선” [6·3 지방선거 민심지도]충청지역 유권자들은 6·3 지방선거에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충남, 충북 모두 40%대 후반의 유권자가 해당 이슈를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각 지역의 권역별로는 우선 해결 과제의 순위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15일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9일간 대
[설왕설래] 美 트리폴리 강습상륙함 미국 해병대가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몬테수마(Montezuma) 궁정에서 트리폴리(Tripoli) 해안까지, 우리는 조국의 전투에서 싸운다.” 몬테수마 궁정은 1847년 미·멕시코전쟁 중 미국 해병대가 점령한 멕시코시티의 방어 요새를 과거 아스텍 왕조의 궁터라고 여겨 아스텍 황제 이름에서 따온 표현이다. 트리폴리 해안은 북아프리카 해적이 미국 상선
[기자가만난세상] 또 부산 돔구장 公約?… 희망고문 그만 ‘야구도시’ 부산에 돔 형태의 야구장 건립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돔구장 건립은 부산시민의 표를 얻기 위해 매번 선거철마다 제기되는 ‘단골 공약’인데 부산시민의 팬심을 자극하는 ‘희망고문’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돔구장 건립 관련 공약은 오래됐다. 국내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가장 낡은 구장을 보유한 부산에 새로운 야구
[조경란의얇은소설] 뭔가 해야 한다 세라 핀스커 ‘오늘은 모든 게 닫혀 있다’(‘로스트 플레이스’에 수록, 정서현 옮김, 창비) 매일 글을 쓰지는 못해서 가능하면 소설에 대해서 날마다 생각하려고 한다. 얼마 전에는 노트에다 소설이란? 하고 써보았다. 생각은 하기도 중요하지만 문장으로 정리하기 역시 그렇다고 느끼기에. 그러곤 이렇게 이어 적었다. 소설은 두 가지 면에서 둘 이상을 뜻하는 복수
[삶과문화] 사월이 남긴 질문 꼭 한번 봐달라고 아우성치는 4월의 꽃들에게 이름을 한 번씩 불러준다. 낮은 곳에 작게 피는 꽃마리, 현호색, 양지꽃부터, 좀 더 큰 키의 철쭉, 유채, 조팝, 라일락, 겹벚꽃 같은 이름들. 아름답게만 보이는 저 꽃들도 어쩌면 살아나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고통스러운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엘리엇은 이렇게 노래했을까.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