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코미디계의 전설적인 아이콘이자 1990년대와 2000년대를 주름잡았던 방송인 심현섭의 인생은 눈부신 조명과 잔혹한 결핍이 기묘하게 교차한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그의 고백은 가십을 넘어 벼랑 끝에서 버텨낸 한 인간의 생존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하루에 무려 3억2000만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렸던 최고 전성기의 영광, 그러나 그 뒤에 숨겨진 15억원이라는 거액의 빚과 뼈저린 후회는 대중에게 서늘한 충격을 안기고 있
화려한 조명과 스포트라이트가 연예계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시대다. 매년 수많은 별들이 스쳐 지나가고 사라지는 무대에서 대중의 기억 속에 각인되는 이름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누군가의 어머니나 시어머니, 혹은 이름조차 없는 조연과 단역의 자리에서 일평생을 보낸다. 배우 나문희 역시 마찬가지였다. 성우로 데뷔해 수십 년 동안 화면 한구석을 채우던 인물. 톱스타의 그늘 뒤에서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온 시간이 자그마치 60년을 넘어선다.
8일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 평년보다 12일, 지난해보다 26일 빨랐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에서 첫눈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서울 첫눈은 이 관측소에서 눈이 관측된 때를 기준으로 한다. 서울 첫눈의 평년일은 11월20일이다. 지난해 첫눈은 12월4일이었다.기상청 눈 시종일 통계(1973∼2025년)를 보면 서울 첫눈이 11월8일 또는 그 이전에 내린 해는 7번이다. 가장 이른 해는 1981년(10월23일)이다. 이어
“맵지만 매운 맛 즐겨요”…외국인도 즐긴 ‘구미 라면 축제’ [르포]지난 6일 오후 경상북도 구미역 앞 역전로. 이날 개막한 ‘2026 구미라면축제’에 참여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람들의 등 뒤에는 라면 백팩이 눈에 띄었다. 농심 구미 공장에서 갓 튀긴 라면을 바로 실어 축제 자리에서 판매한 백팩이다.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 일명 ‘라면거북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람들은 25봉씩 든 라면들을 등 뒤에
태안 바다가 ‘수중발굴 성지’가 된 이유는충남 태안 마도 앞바다에서 다섯번째 고선박이 발견됐다. 영암군(현재 전남 영암군)에서 출발해 개경으로 향하던 고려 배다. 출수된 유물은 54점. 닻돌과 밧줄, 볏섬, 청동 항아리 등인데 이 중 목간이 26점이다. 800여 년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 지난 4일 공개된 ‘마도5호선’의 모습이다. 마도 5호선은 한국 수중고고학의 가장 두드러진 패턴 두 가지를
[설왕설래] K홍위병 1966∼1976년 문화대혁명의 광풍이 대륙을 휩쓸었다. 후유증으로 중국의 발전은 한 세대나 퇴보했다. 그 중심엔 마오쩌둥(毛澤東)이 부추긴 홍위병(紅衛兵)이 있다. 마오를 교조화한 홍위병은 전국 각지에서 마녀 사냥하듯 파괴, 폭력, 살인을 자행했다. 간접 희생자를 포함해 2000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도 확증 편향과 배타적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특파원리포트] 개인정보 유출이 AI 탓이라고? 일본 웹사이트 회원 가입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①이메일 주소를 입력해 본인 인증 메일을 받고 ②이메일로 날아온 주소에 새로 접속해 ③성명, 휴대전화 번호 등을 입력하는 절차가 기본이다. 봇 차단이나 인증번호 입력 등 추가 절차를 요구하기도 한다. 아이디가 사이트에서 자동 발급돼 별도 보관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해둔 사이트는
[이삼식칼럼] 다문화사회 통합은 공정함에서 시작된다 한국은 점점 더 다문화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다문화가족 가운데 결혼이민자와 귀화자, 미성년 자녀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해도 2016년 약 1%에서 2024년 1.4%로 높아졌다. 필자가 과거 수행한 연구에서는 결혼이민자와 그 후손이 2050년 인구의 5.1%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보다 넓은 범위를 다룬 국가데이터처 추계에 따르면, 외국인 노
[심호섭의전쟁이야기] 러일전쟁, 1905년은 누구의 역사인가 얼마 전 러일전쟁 칼럼을 썼다. 이에 평소 내 칼럼을 읽는 한 독자가 아쉬움을 전해왔다. 러일전쟁이 을사늑약과 함께 우리가 식민지로 전락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 이야기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맞는 지적이었다. 이번 칼럼은 그 독자에게 보내는 답장이다. 러일전쟁의 중심에는 한반도가 있었다. 일본과 러시아는 한국과 만주의 권익을 놓고 흥정했다. 이른바 ‘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