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간판과 탄탄한 미래를 뒤로하고 배우의 길을 택한 이들이 있다. 임시완, 전여빈, 옥자연. 사회가 설정해 둔 성공이라는 좌표를 무시하고 험난한 연기라는 승부처를 택한 이들의 행보는 방황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연기는 감정의 배설이나 예술적 자아도취가 아닌, 각자의 지적 자산을 현장에서 어떻게 운용하느냐의 문제였다. 타인의 기대라는 낡은 각본을 삭제한 자리엔 자신의 기준을 세워 스스로를 증명해낸 승부사들만 남았다.임시완의 현장은 흡사 연구소와
2012년 5월, 한 골퍼가 대회 도중 기권했다. 그리고 그대로 사라졌다. 한때 세계랭킹 6위. 스물세 살에 라이더컵 미국 대표로 활약하며 우승을 이끈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그는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부상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복귀하면 거액의 보험금을 포기해야 한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어느 것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골프계는 그의 공백을 ‘최대의 미스터리’라 불렀다. 앤서니 김(41·한국명 김하진). 그가 12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남성 2명을 숨지게 하고, 4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 김소영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공판 전 사형 선고를 요청했던 유족 측은 “현행 법체계 안에서 최고형인 만큼 선언적 의미에서 사형이 선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검찰은 18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4부(재판장 오병희) 심리로 열린 김씨의 살인 및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 결심 공판에서 김씨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
“우리 지역 관통 안 돼” 전국 곳곳 송전탑 건설 반대 [심층기획-‘에너지전환 청구서’ 팩트체크]권혁주 고압송전선로철탑건설반대 영암군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전남광주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 근처에서 기자를 만나 “농담이 아니라 진짜”라며 이같이 말했다.권 위원장 등 영암군대책위는 한전 본사 앞에서 전남광주 영암군을 관통하는 신해남∼신장성 345㎸ 송전선로 건설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최근까지 250여일째 이어오고 있다. 영암군대책위에는 송
전력망 보완에만 47조… 전기료 폭탄 째깍째깍 [심층기획-‘에너지전환 청구서’ 팩트체크]“재생에너지가 늘어난다고 전기요금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LNG(액화천연가스) 가격 폭등 때문에 오른 적 있다.”(2025년 10월1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모든 걸 재생에너지로 한다고 하면 우리도 독일에 가깝게 전기요금이 대폭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2026년 7월24일 CBS라디오 인터뷰)이는 모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설왕설래] 요배(遙拜) “전시 체제하에서 맞이하는 천장절을 봉축하고저 경성부와 국민정신총동원 경성연맹에서는 29일 성대히 봉축식을 거행하기로 되었는데 오전 8시 정각을 국민 봉축시간으로 정하야 각 가정과 직장에서는 울리는 싸이렌을 신호로 각기 궁성에 요배를 하기로 되었다.”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4월29일자 동아일보에 보도된 일왕의 출생 기념일 ‘천장절’ 관련 기사의
[조남규칼럼] 부동산 세제에 낀 혈전(血栓) 워싱턴 특파원 시절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 있는 관사에서 살았다. 일 년에 두 차례씩 어김없이 지방정부인 카운티에서 보낸 재산세 고지서가 우편함에 꽂혔다. 한국 재산세보다 몇 배 많은 금액에 깜짝 놀랐다. 실효세율이 1%대 초반에 달했다. 미국 전체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83%로, 한국(0.15%)의 다섯 배가 넘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자가만난세상] ‘닥치고 공급’ 약속만으론 부족하다 “서울만 고집하지 말고 세종도 있어요.” 지난달 만난 한 정부 관계자는 이렇게 권유했다. 내가 서울에서 등록임대주택에 전세로 사는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터라 2년 뒤 다시 집을 구해야 한다고 말하자 돌아온 얘기다. 순간 머쓱해졌다. 서울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마음이 괜한 욕심이자 사치처럼 느껴졌다. 껑충 뛴 집값과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상대적으로
[조홍식의세계속으로] 세계 축구를 누가 망가뜨리는가 축구를 오랫동안 사랑한 팬이지만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마음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축구라는 게임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정성이다. 각 팀당 11명의 선수가 경기장에 들어가 정해진 규칙에 따라 경쟁하면서 놀라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인구 50만 남짓한 카보베르데라도 축구의 최강국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아름다운 게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