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절반 “직장 내 성범죄 보호 못 받아”
2012년 국내 자동차 회사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피해자를 조력하기 위해 한 직원이 재판 증거제출을 도왔는데 사측은 이 과정에서 회사 서류를 빼돌렸다며 조력자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결과적으로 대법원은 조력자를 대상으로 한 사측 조치가 부당하다며 손해배상책임까지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1, 2심은 대법원의 판단과 달랐다. 1, 2심은 성희롱 가해자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선고하면서도, 회사 측의 인사 조치 등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를 뒤집고 회사의 인사 조처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이때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를 도와준 동료에 대한 인사 조처도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상 ‘사측의 보호의무 위반’이라고 봤다. 대법원은 “당시 동료가 챙겨 나온 서류는 기밀 가치가 없고 피해자가 이를 알지 못해 검찰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상태(조력자의 정직 처분)가 심화하면 피해자는 동료 관계가 단절돼 직장 내에서 사실상 고립되는 상황으로 이는 피해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성희롱 조력자에 대한 불리한 조치를 피해자에 대한 불법행위로 판단하는 법리를 제시한 첫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불이익 조치 금지 조항의 의의가 ‘피해자 보호’ 외에도 ‘신고 권리의 보호’라고 규정한 점에서다.
해당 판결이 사건 발생 5년 뒤인 2017년 대법원에서 판결이 이루어진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구미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고용연구본부장은 “피해를 신고한 뒤 판결이 나오기까지 5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피해자가 부담했어야 할 정신적, 경제적 부담은 심각한 문제”라며 “성희롱, 성차별 피해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조사하고 구제명령을 내릴 수 있는 전문기관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설문에 따르면 직장인 절반은 회사에서 성범죄로부터 보호받지 못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최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회사에서 성범죄로부터 나를 보호할 것 같지 않다’는 응답은 51.4%에 달했다.
처벌 사례도 극히 적다.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직장 내 성희롱 신고 사건 처리 현황을 보면, 기소 의견 송치 비율은 2023년과 2024년 0.3%, 2025년 0.2%에 그쳤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사법시험 부활론](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12/128/20260312519850.jpg
)
![[기자가만난세상] 범죄보도 ‘탈북민’ 수식 필요했을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12/128/20260312519673.jpg
)
![BTS는 공무원이 아니다 [이지영의 K컬처 여행]](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26/128/20260226520950.jpg
)
![광막한 우주서 펼쳐지는 서사 [유선아의 취미는 영화]](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26/128/20260226520942.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