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은 스타들의 강렬한 눈빛과 화려한 무대 매너만을 기억한다. 그러나 박성웅과 남궁민, 주현미의 이름 앞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엘리트 전공자라는 반전의 이력이 붙어 있다. 법전을 파고들고 기계 도면을 그리며 약사 가운을 입던 이들이 왜 차가운 조명 아래 예인의 길을 선택했을까. 단순히 무대가 좋아서라는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탄탄한 엘리트의 길을 스스로 거부한 이들의 결정은 주도면밀하게 계산된 지적인 결단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그들의
여덟 살 소년에게는 그저 신나는 놀이터였다. 학교가 끝나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로열 오크스 컨트리클럽으로 향했다. 공을 치고 또 쳤다. 하루 종일 그곳에 있어도 싫증 나지 않았다. 소년은 몰랐다. 자신이 어떻게 이곳에서 마음껏 공을 칠 수 있게 됐는지. 부모가 돈을 빌려 회원권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훨씬 뒤의 일이었다. “몇 년 전에야 알게 됐어요. 부모님이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 돈을 빌렸다는 걸요.” 하루 종일 공을 치던 소
인공지능(AI)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인 엔비디아가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AI 인프라 투자 열기가 여전히 식지 않고 있음을 증명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4%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106% 늘어난 962억2천만 달러(약 133조2천억원)를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전망치 921억7
[단독] “단순 안부 확인으론 고립 해소 안 돼… 지속적 접촉 중요” [심층기획-닫힌 문 너머]서울시가 은둔·거부가구를 대상으로 약 3개월간 맞춤형 지원을 한 결과 사람과 접촉을 거부하는 비율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단순 안부 확인만으로는 오랜 고립을 해소하기 어려워 관계 형성과 장기적인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6일 서울시복지재단의 ‘2025년 은둔·거부가구 맞춤형 지원사업 성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10개 사회복지기관이
고립가구 밖으로 이끈 ‘한 끼의 힘’… “이젠 내가 베풀 차례” [심층기획-닫힌 문 너머]19일 오전 11시30분 서울 관악구 대학동주민센터에서 언덕길을 따라 10분 남짓 올라가자 골목에 밥 짓는 냄새가 번졌다. 9년째 이웃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지원하는 시민단체 길벗사랑공동체 ‘해피인’이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하나둘 모여든 주민들이 도시락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금세 20여명으로 늘었다. 이날 메뉴는 버섯탕에 가지볶음, 오이무침 등. 6평
[설왕설래] 군인 없는 열병식 197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련(현 러시아)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소설 ‘암병동’(1968)은 30대 여자 의사 베라 간가르트가 주인공이다. 2차대전 종전 후 10년 가까이 독신으로 산 간가르트는 남자와 사귀기 힘든 세태를 푸념한다. 또래 남성 대부분은 전쟁터에서 죽었고, 살아 돌아온 이들은 그보다 젊은 여성 중에 짝을 찾았다. 독일이 소련을 침략
[세계포럼] 북한도 신뢰했던 ‘남쪽 사람’, 명진 스님 명진 스님이 많은 이의 애도 속에 마지막 길을 떠났다. 25일 법주사에서 다비식이 봉행되면서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치러진 나흘간의 장례 절차도 마무리됐다. 한때 ‘좌파 스님’, ‘운동권 스님’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고, 자신이 몸담았던 조계종에서 승적까지 박탈당했던 그를 생각하니 왠지 마음 한구석이 애잔했다. 앞서 서울 강남 봉은사에 마련된 빈소에는 종교계
[세계타워] 관행 파괴한 이들이 관행을 말할 때 성문법 국가에서 우선하는 것은 문자로 된 법이다. 그러나 국가 운영의 모든 원칙을 법조문에 일일이 적어놓을 수는 없다. 그 빈틈을 메우는 것이 불문율이다. 명문화되지는 않았지만 공동체가 지켜야 할 규범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이다. 관례는 법적 강제력을 갖는 규범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 제도를 운영하며 형성된 방식이다. 그런데 최근 이 관례가 정치적 이
[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머물러 배운다 9월 1일 전후로 전국의 대학이 2학기를 시작한다. 강의실에도 식당에도 도서관에도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이 앉아 있다. 지난해 4월 1일 기준으로 국내 고등교육기관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은 25만3434명이다. 전체 대학 재적학생 약 301만명의 8%가 넘는다. 한 해 사이에만 4만4472명이 늘었다. 2005년에는 2만2526명이었다. 지금 대학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