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새벽 아빠가 살아 돌아올 확률은 0%였다고, 챗GPT가 말했다. 청소차 뒤편에 매달려 있다가 전봇대와 부딪힌 아빠는 그 자리에서 크게 다쳤다. 살릴 방법은 없었을까. 서연(가명·18)은 가능성을 곱씹으며, 인공지능 대신 다른 어른들을 붙들고 묻고 싶었다. 압박, 압궤, 저혈압, 쇼크. 아빠에게 사망 진단서 속 의학 용어는 어울리지 않았다.서연은 조숙한 막내딸이었다. 대인기피증이 있는 큰오빠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둘째 오빠 사이에서 누
왜 어떤 사람은 또래보다 늦게 늙는 걸까. 60대가 되어도 걸음이 가볍고 일상이 또렷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50대부터 기억력 저하나 신체 기능 변화가 눈에 띄게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같은 연령대 안에서도 노화 속도가 크게 다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가설이 제시됐지만, 공통된 결론을 얻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국제학술지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실린 대규모 연구 결과가 이 오래된 질문에 새로운 단
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올해 내수 부진으로 고전한 데 이어 내년 경영 환경도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1천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경영실태 및 2026년 경영계획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56.8%가 올해 경영환경이 '어려웠다'고 평가했다.'어렵지 않다'는 응답은 9.6%에 그쳐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의 6배에 달했다. 올해 경영이 어려웠다고 밝힌 중소기업들은 주요 요인(복수응답)으로 '
한밤 만취 차량이 앗아간 아빠의 다리… 일상이 멈췄다 [탐사기획-당신이 잠든 사이] 아버지는 다리가 튼튼한 사내였다. 건실한 몸은 그의 유일한 밑천이었다.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농사일을 돕다가 십 남매의 입 하나라도 덜어보고자 전북 임실 산골 마을을 떠나 처음 상경했을 때도, 막노동판을 구르다 구로동 럭키아파트 경비복을 입었을 때도, 불혹을 넘긴 나이에 쓰레기 청소차의 뒷발판에 올라섰을 때도 그는 두 다리로 버텨내는 세상이 거뜬했다. 내일모
2040년 공중전 승자는?…미국·유럽 ‘6세대 전투기 전쟁’ 시작됐다 [박수찬의 軍]인도태평양과 유럽의 제공권 장악을 위한 서방 각국의 움직임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미국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제1 도련선(열도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 어디든 침략을 저지할 군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유럽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의 군사적
[설왕설래] 한국 부자의 기준 존 데이비슨 록펠러 회장은 ‘도대체 돈이 얼마나 있으면 충분합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조금만 더(Just a little more)”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1913년 당시 록펠러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5~2%를 가진 거부였다. 미국 역사는 물론 인류사를 통틀어 개인이 소유했던 재산 중 최고로 통한다. 은퇴 후 자선사업가로 변모하면서 그에 대한
[특파원리포트] 中 공룡 유통사들 유럽 공습 지난달 말 휴가차 찾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내 BHV 마레 백화점에 들렀다. 파리시청 맞은편에 자리한 이 백화점의 최상층인 6층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명품도,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도 아닌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쉬인(SHEIN)의 오프라인 매장이었다. 이 매장은 지난달 초 반대 시위와 논란 속에 영업을 개시했지만 차별화된 가격 덕인지 손님이 꾸준히
[김정식칼럼] 토지거래허가제의 득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정책당국은 서울 전역과 수도권 12개 지역에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1978년 토지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지금은 주택거래 시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주택거래허가제로 사용되고 있다, 1주택자로서 실거주 2년을 의무화하고 주택 매입 자금조달에 대한 소명이 된 경우 정부는 주택 매매를 허가해 주고 있다. 토지
[심호섭의전쟁이야기] 북베트남은 어떻게 승리했을까 1975년 남베트남의 패망은 흔히 부패한 정부, 무능한 지도자, 싸울 의지가 없던 군대와 국민 탓으로 설명되곤 한다. 세계 4위 규모였던 남베트남군 역시 부패와 베트콩의 침투로 스스로 무너졌다는 해석이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실제 전쟁의 흐름을 들여다보면 선택적 해석에 가깝다. 남베트남군은 허약하지 않았고 오랜 전투 경험을 축적한 숙련된 조직이었다. 부
이용도, 불타는 신부의 사랑 [역사와 신학에서 본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 – 기고]> <15> 이용도, 불타는 신부의 사랑 [역사와 신학에서 본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 – 기고] 1933년 10월 2일, 원산 광석동. 폐결핵으로 쇠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