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새벽 아빠가 살아 돌아올 확률은 0%였다고, 챗GPT가 말했다. 청소차 뒤편에 매달려 있다가 전봇대와 부딪힌 아빠는 그 자리에서 크게 다쳤다. 살릴 방법은 없었을까. 서연(가명·18)은 가능성을 곱씹으며, 인공지능 대신 다른 어른들을 붙들고 묻고 싶었다. 압박, 압궤, 저혈압, 쇼크. 아빠에게 사망 진단서 속 의학 용어는 어울리지 않았다.서연은 조숙한 막내딸이었다. 대인기피증이 있는 큰오빠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둘째 오빠 사이에서 누
그룹 방탄소년단(BTS) 정국과 에스파(aespa) 윈터가 열애설이 불거진 이후 각자 첫 근황을 전했다. 윈터는 지난 13일 팬 소통 플랫폼 버블(bubble)을 통해 "이번 주말 추우니까 감기 조심하고! 눈 왔으니까 길 조심하고!"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정국 또한 바로 다음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별다른 내용 없이 자신의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두 사람의 근황에 열애설과 관련된 언급은 없었으며, 열애설 이후 첫 공식 소통이라
아버지는 다리가 튼튼한 사내였다. 건실한 몸은 그의 유일한 밑천이었다.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농사일을 돕다가 십 남매의 입 하나라도 덜어보고자 전북 임실 산골 마을을 떠나 처음 상경했을 때도, 막노동판을 구르다 구로동 럭키아파트 경비복을 입었을 때도, 불혹을 넘긴 나이에 쓰레기 청소차의 뒷발판에 올라섰을 때도 그는 두 다리로 버텨내는 세상이 거뜬했다.내일모레면 칠순인 김석곤은 서울 구로구 새벽 골목길의 가로등이 희미할 때도 5t 청소차 뒤에 매달
2040년 공중전 승자는?…미국·유럽 ‘6세대 전투기 전쟁’ 시작됐다 [박수찬의 軍]인도태평양과 유럽의 제공권 장악을 위한 서방 각국의 움직임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미국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제1 도련선(열도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 어디든 침략을 저지할 군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유럽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의 군사적
[설왕설래] 대만의 과도한 ‘표기 생트집’ 대만은 호부호형(呼父呼兄) 못 하는 홍길동 신세다.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라는 국호가 있음에도 중화인민공화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막혀 제대로 사용 못 한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는 ‘대만·펑후·진먼·마쭈개별관세영역’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선 중화타이베이(Chinese Taipei)로
[기자가만난세상] 서투름의 미학… 배우는 중입니다 지난해 이맘때, 우리 가족은 미국 중부의 작은 도시에 살고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이던 아이는 서툰 영어에도 친구들과 잘 어울렸다. 어느 날, 학교에 다녀온 아이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저 탤런트쇼 나가게 됐어요.”미국 초등학교의 장기자랑이었다. 아이는 K팝 댄스를 추겠다고 했다. 잠시 머물다 가는 학교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겠다는 패기가 대
[세계와우리] NSS의 침묵과 한국의 역할 트럼프 2기 미국 국가안보전략(NSS)이 공개된 이후, 한반도 비핵화 언급이 빠진 것과 함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동남아의 부재다. 본문 어디에도 동남아나 아세안(ASEAN)이 주체로 등장하지 않고, 필리핀·베트남·인도네시아 같은 핵심 파트너도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분쟁 중재 성과를 소개하는 사례로 캄보디아와 태국이 등장할 뿐이다. 오바마 시기의 피봇 투
[삶과문화] 세상의 끝서 만난 문학 축제 세상 끝엔 뭐가 있을까? 쥘 베른의 책 ‘세상 끝의 등대’에 이런 문장이 있다. “세상 끝 등대의 불빛은 고정되어 있었고, 어떤 선장도 그 불빛을 다른 것과 혼동할 걱정이 없었다. 그 주변에는 다른 등대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나는 세상 끝까지 가나 싶었다. 11월 23일 심야, 인천공항에서 이소호 시인과 만나 비행기를 탔다. 경유지 거쳐 스웨
이용도, 불타는 신부의 사랑 [역사와 신학에서 본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 – 기고]> <15> 이용도, 불타는 신부의 사랑 [역사와 신학에서 본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 – 기고] 1933년 10월 2일, 원산 광석동. 폐결핵으로 쇠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