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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통합 사관학교장에 전직 합참의장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관련이슈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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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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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서유럽 열강을 모델로 삼아 근대 국가 건설에 나섰다. 당시만 해도 세계는 약육강식, 즉 강대국이 약소국을 집어삼켜 보호국이나 식민지로 만드는 야만의 시대였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강력한 군대의 존재가 필수적이었다. 일본은 1874년 수도 도쿄에 육군사관학교, 2년 뒤인 1876년에는 히로시마현 남부 에타지마(江田島)에 해군사관학교를 각각 설립했다. 두 학교 졸업생들은 훗날 일본이 제국주의 국가로 변질해 한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북아 및 동남아 국가들을 침략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요시다 요시히데 전 일본 통합막료장(우리 합참의장 해당). 일본 정부는 최근 자위대 간부를 육성하는 방위대학교 신임 총장에 요시다 전 통합막료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요시다 요시히데 전 일본 통합막료장(우리 합참의장 해당). 일본 정부는 최근 자위대 간부를 육성하는 방위대학교 신임 총장에 요시다 전 통합막료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1945년 나치 독일, 군국주의 일본 등 추축국들의 무조건 항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다. 승전국 자격으로 일본을 점령한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다시는 일본이 미국에 도전하거나 역내 평화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성장하지 못하게끔 억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기존의 육사 및 해사 폐교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1947년부터 시행된 일본의 새 헌법은 제9조에 아예 ‘전쟁 포기’와 ‘육·해·공군 전력 비보유’ 원칙을 못 박았다. 

 

그런데 1950년 한반도에서 공산주의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6·25 전쟁이 발발하며 세상이 바뀌었다. 아시아의 공산화를 막으려면 일본 재무장이 절실하다는 미국 행정부의 판단 아래 1954년 자위대(自衛隊) 조직이 출범했다. 이름만 자위대일 뿐 실은 정규군이나 다름없었다.

 

육사 및 해사가 사라진 마당에 자위대 장교를 양성할 새로운 교육 기관도 필요해졌다. 자위대 창설과 같은 1954년 일본 가나가와현 동부 요코스카(横須賀)에 4년제 방위대학교(방대)가 들어선 이유다. 이 학교는 전과 달리 육상·해상·항공 자위대에서 복무할 장교들을 모두 배출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육사·해사·공사가 하나로 합친 3군 통합 사관학교인 셈이다. 

지난 2020년 3월 일본 방위대학교 4학년 생도들이 졸업식 직후 모자를 벗어 공중에 던지며 장교 임관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자위대 간부를 양성하는 방대는 한국으로 치면 육·해·공군 3군 통합 사관학교에 해당한다. 연합
지난 2020년 3월 일본 방위대학교 4학년 생도들이 졸업식 직후 모자를 벗어 공중에 던지며 장교 임관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자위대 간부를 양성하는 방대는 한국으로 치면 육·해·공군 3군 통합 사관학교에 해당한다. 연합

오늘날 자위대 수뇌부 진용을 보면 통합막료장(우리 합참의장 해당)은 방대 27기, 육상막료장(육군참모총장)은 방대 34기, 해상막료장(해군참모총장)은 방대 33기, 항공막료장(공군참모총장)도 방대 33기로 모두 방대 출신이다. 얼마 전 신설된 통합작전사령부 사령관 또한 방대 33기라고 하니 이쯤 되면 ‘방대 동문회’가 따로 없다.

 

한국의 육·해·공 3군 사관학교장에는 각군의 현역 중장이 보임되는 것이 관행이다. 이와 달리 일본 방대 총장은 오랫동안 학자 출신 등 민간인이 맡아 왔다. 2차대전 패전국이자 전범국으로서 자위대에 대한 문민통제 원칙을 엄수하기 위한 조치라고 하겠다. 그런데 11일 방대 새 총장에 우리 식으로 말하면 예비역 4성 장군인 요시다 요시히데(吉田圭秀) 전 통합막료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안보 분야에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신임 총장이 방대를 세계 최고의 사관학교로 발전시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이 오랫동안 구호로만 외쳐 온 ‘전쟁할 수 있는 국가’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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