횃불대행진 등 올부터 실제 불로 재개
‘오름불놓기’ 개편 두고 각계 이견 지속
산불 예방 위해 디지털 기술 활용 유지
내빈 호명·장시간 축사 등 의전 폐지
12일까지 사전행사선 각종 체험 진행
축하공연·상생장터 등 즐길거리 풍성
불이 사라졌던 제주 들불축제에 다시금 불이 활활 타오른다. 제주시가 13∼14일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 ‘제주, 희망을 품고 달리다’를 주제로 2026 제주들불축제를 개최한다.
11일 시에 따르면 제주들불축제는 1997년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에서 시작돼 구좌읍 덕천리 마을공동목장(1999년)을 거쳐 2000년부터 새별오름이 고정 축제장으로 이용됐다. 축제는 제주의 전통적인 목축문화 가운데 하나인 목장에 불을 놓는 화입 또는 방애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관광상품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옛 제주인들이 초지에 소와 말의 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을 없애고 진드기 등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늦겨울에서 초봄 사이 들판에 불을 놓는 것을 기원으로 삼았다. 산불 우려 등으로 1960∼1970년대 자취를 감췄다. 이 풍습을 ‘오름불놓기’로 재탄생시킨 게 들불축제다. 하지만 지난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오름불놓기’ 재연이 기후·환경위기 등으로 폐지 논란이 일었다.
시는 들불축제 오름불놓기의 개편을 두고 지역주민 의견 수렴 등 각계 의견을 듣는 등 고민해 왔다. 가장 큰 문제는 ‘불’축제인데, 불을 없애는 게 축제 취지에 맞느냐는 것이었다. 기후위기 시대에 대규모로 불을 놓는 축제가 과연 타당하냐는 논란이 계속되고, 환경단체 등에서 생태계 훼손 비판과 산불 우려를 제기하기 때문이다. 탄소중립 정책을 내세운 제주도 도정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들불축제 찬성 측 의견도 만만치 않다. 들불축제의 정체성을 위해서는 불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축제장을 둔 일부 주민들은 제주시의 축제 개편 계획에 반발해 왔다.
◆달집태우기·횃불대행진은 다시 부활
이에 제주시는 2023년 축제에서 ‘오름불놓기’를 포함한 ‘달집태우기’와 ‘횃불대행진’ 등의 콘텐츠를 디지털로 전환했다가 올해 다시 실제 달집태우기와 횃불대행진을 선보인다. 방문객이 작성한 소원을 태워 하늘로 날려 보내는 행사도 진행한다.
산불 예방과 관련 법령 준수를 위해 실제 오름에 불을 놓는 대신 새별오름 전역을 활용한 융복합 미디어아트 쇼인 ‘디지털 불놓기’를 선보인다. 장비와 영상 품질을 높이고 특수효과 등을 더한 입체적인 연출로 몰입감과 감동을 선사한다.
‘의전 없는 축제’를 선언하며 관행적으로 이어오던 내빈 호명과 장시간 축사를 과감히 폐지했다. 대신 축제의 유래를 감각적인 영상으로 풀어낸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축제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어지는 달집태우기와 축하공연까지 속도감 있는 연출로 현장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사전 행사는 12일까지 열린다. 소원지 쓰기·달기, 꼬마달집 만들기와 함께 오름 해설사와 동행하는 ‘오름 도슨트’ 투어를 1일 3회 운영한다. 11일부터는 제주가문잔치 재현 공간을 활용한 포토존을 개방해 방문객에게 특별한 추억을 제공하고 있다.
본 행사는 13일 삼성혈에서의 채화행사로 시작된다. ‘희망의 여정’을 주제로 한 개막공연에서는 희망불 안치, 달집태우기로 희망의 시작을 알리고, 트로트가수 김용빈이 무대에 올라 새별오름의 밤을 장식한다.
14일에는 ‘희망의 찬가’를 주제로 전도풍물대행진, 횃불대행진, 달집태우기가 펼쳐지며, 동시에 디지털 불놓기가 새별오름을 수놓는다. 실제 ‘불’과 디지털 ‘불’이 어우러지는 장관 속에서 대한민국 대표 밴드 자우림의 공연을 끝으로 축제는 막을 내린다.
낮 시간에도 풍성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하루 종일 활력 넘치는 축제를 선보인다. 제주의 전통예식 과정을 재현한 ‘지꺼진 가문 잔치’를 본행사 기간(13~14일) 하루 1회 메인무대에서 선보여 제주 고유문화를 관광객과 공유한다. 이 밖에도 오름등반, 마상마예공연, 민속체험, 읍면동별 경연대회와 함께 축제장 내 다양한 체험부스를 운영한다.
◆상생장터, 전 품목 20% 이상 역대급 할인
지난해 큰 호응을 얻은 농수특산물장터를 소상공인 품목까지 확대해 상생장터로 운영한다. 우수 물품을 20% 착한가격으로 판매·홍보한다. 올해 상생장터는 농수특산물과 소상공인 분야를 통합해 운영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총 41개 부스(농수특산물 26개, 소상공인 15개)에 7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장터로 꾸려진다.
방문객들이 제주 농수특산물을 직접 맛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먹거리 부스와 시식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이용자 편의 증진을 위해 구매 물품을 주차장까지 운반해 주는 도우미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모든 판매 품목은 20% 이상 할인판매를 원칙으로 하며, 정상가와 할인가격을 병행 표기해 가격의 신뢰도를 높인다. 한우 등 일부 품목은 최대 50%까지 할인판매될 예정이다.
주요 판매 품목으로는 만감류를 비롯해 생강·레몬 등 농산물과 한우·제주산 돼지고기 세트 등 축산물, 갈치·옥돔·굴비 등 수산물,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 등이다. 아울러 익산·안동·보령·천안·고창 등 소비지농협도 참여해 특산물을 판매한다.
교통혼잡 완화와 방문객 편의를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셔틀버스는 3개 노선을 운영한다. △제1노선 제주시종합경기장→제주한라대→새별오름 △제2노선 애월체육관→새별오름 △제3노선 서귀포시 제2청사→천제연 입구→새별오름으로 운행한다. 오전 10시 첫차를 시작으로 10~30분 간격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김완근 제주시장은 “축제의 주인공은 오직 관람객”이라며 “축제 본래의 목적인 즐거움에 집중하기 위해 의전을 폐지했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알차게 준비한 이번 축제에 도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액운은 멀리 보내고 새봄의 새로운 희망을 듬뿍 담아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제의 자세한 내용은 제주들불축제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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