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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지켜야” 또 반기든 박근혜… ‘MB와 차별화’ 시동

입력 : 2011-04-01 11:12:07 수정 : 2011-04-01 1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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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화' 유감 표명 파장 ‘대권주자로서 본격적인 차별화에 나서는 것인가.’

“원칙대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31일 오전 대구 달성군 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서 열린 초대원장 취임식에 참석하기 전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동남권 신공항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31일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전면 비판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평소와 달리 유난히 길었다. 유감 표명의 톤도 예상외로 셌다. 그만큼 할 말이 많고 고민도 깊었다는 흔적이다. 친박(친박근혜)계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결국은 원칙과 신뢰의 문제

국가 중대사에 있어 원칙과 신뢰는 박 전 대표가 일관되게 고수해온 ‘대전제’다. 더구나 동남권 신공항은 박 전 대표 스스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내세웠던 공약이다. ‘국가균형발전’과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측면에서 신공항 필요성을 누차 역설한 만큼, 이날 자신의 ‘백지화 유감 및 비판’에 따른 후폭풍을 감수하고서라도 정부 결정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세종시도 그랬지만 동남권 신공항 문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이에 관해서는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으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예측가능한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신공항 백지화 사태를 계기로 ‘신뢰의 정치’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집토끼 잡기’ 등 다목적 포석

‘안방(영남) 수호’ 의지를 대외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공항 건은 영남 전체가 아우성치는 민원이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는 이날 발언으로 세종시 수정안 논란 당시 등을 돌렸던 영남권 지지층을 껴안는 효과를 볼 공산이 크다. 영남표 이탈은 박 전 대표에게 작지 않은 부담이었던 게 사실이다. ‘집토끼 단속’에 이만 한 카드도 없어 보인다.

대구지역 한 친박 인사는 “영남권 의원과 지지층을 확실히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총선에서 물갈이가 예상되는 대구·경북(TK)지역 친박계 의원이 앞다퉈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박 전 대표에 대한 ‘충성경쟁’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영남권 친이(친이명박)계를 포용하는 기대효과도 예상된다. 박 전 대표 측근인사는 “영남권 친이계가 알아서 행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박 전 대표와 같이 가겠다”는 친이계도 출현했다.

아울러 박 전 대표가 동남권 신공항을 대선공약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 것이라는 관측도 적잖다. 향후 현 정권과 일정한 거리두기가 불가피해 보이는 대목이다. 지난해 8월 이후 지속돼 온 이 대통령과의 ‘화해모드’가 유지되기 어려운 쪽으로 흘러가는 셈이다. 친이, 친박 간 계파갈등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친박계에선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쏟아져나왔다. 이정현 의원은 “정책적 문제에 대한 발언으로 다른 복선이나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의 선택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도권 한 친이계 의원은 “대선 국면에서 야당이 박 전 대표에게 TK와 부산 중 하나를 택하라고 압박하면 고약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표 의식한 ‘포퓰리즘’ 우려도

정치권에선 표를 의식한 ‘개발 포퓰리즘’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지역 기업인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시작된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이어 받았다. 3년이 지난 뒤에야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백지화를 선언했지만, 유력한 ‘미래권력’인 박 전 대표 역시 사업의 재추진을 다짐했다.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는 배경이다.

신정훈 기자 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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