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투박하다 할 정도로 직설적인 화법으로 무사 안일주의를 질타한다. 위기의식이 없으면 결코 1등이 될 수 없다는 지론이 그의 어록 여기저기에서 짙게 묻어난다.
1998년 8월 임원 간담회에서 “삼성의 업종은 거의 세계 중하위급”이라며 “기존의 정보, 앞선 외국상품을 보면서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질책한 것이 대표적이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라 불리는 93년 6월의 발언도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당시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된다”며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고 했다. 2010년 3월 경영 복귀 때에는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앞으로 10년 내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며 절박함을 토로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를 참관한 이 회장은 “앞으로 몇 년, 십 년 사이에 정신을 안 차리고 있으면 금방 뒤지겠다 하는 느낌이 들어 더 긴장된다”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이 회장은 남보다 한발 앞서기 위한 혁신을 설파한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애니콜’과 관련해 품질혁신을 강조하면서 “반드시 1명당 1대의 무선 단말기를 가지는 시대가 온다”며 미래를 꿰뚫듯 내다본 일화는 유명하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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