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담배나 흡연과 관련한 짧은 동영상(숏폼) 300개 중 271개에 시청 연령 제한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중파 등 기존 미디어에서는 흡연 관련 장면이 엄격하게 제한되는 반면 온라인 콘텐츠에서는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아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9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흡연 관련 유튜브 숏폼 90.3%가 시청 연령 제한이 없었다. 이 수치는 2024년 93.6%(500개 중 468개), 2023년 86.8%(3057개 중 2654개)를 기록해 10개 중 9개꼴을 유지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보는 영화에서도 흡연 장면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지난해 극장 영화 중 12세 관람가 영화 24편 중 15편에서 흡연 장면이 확인됐으며, 15세 관람가 영화는 28편 중 23편에서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청소년들이 유튜브, 숏폼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는 흡연 장면에 노출되고, 미디어에서 흡연 장면을 자주 접할수록 흡연 용인 태도가 높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월 한국청소년연구에 게재된 ‘미디어 흡연 장면 노출이 청소년의 흡연 용인 태도에 미치는 영향: 흡연 장면 매력 인식의 매개 효과’에서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국 중고등학생 33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청소년의 미디어 흡연 장면 노출이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미디어에서 흡연 장면을 자주 접할수록 청소년의 흡연 용인 태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고등학생 응답자의 과반(52.6%)은 미디어에서 흡연 장면을 자주 본다고 응답했다.
또 연구는 미디어 속 등장인물의 흡연 장면이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인식이 있을 때 청소년들로부터 흡연에 대한 수용적 태도를 형성하게 한다고도 지적했다. 조사에서 고등학생 응답자의 10.8%가 등장인물의 흡연 장면이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응답했다. 논문은 “SNS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이 청소년의 흡연 관련 인식과 태도 형성 과정에서 상당히 큰 영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온라인 영상 콘텐츠 등에서 흡연 장면이 등장인물의 개성이나 매력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재현될 때 청소년이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어 청소년이 이용하는 영상 콘텐츠에서 흡연 장면이 어떤 방식으로 재현되는지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연령 등급 표시나 시청 지도 같은 제도적 관리 방안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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