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 CCTV 재분석·디지털 포렌식으로 ‘항거불능’ 준강간 혐의 입증
약물·음주 복합 영향 추정…안산지청 “죄질에 상응하는 처벌 유도할 것”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 속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산 10대 아르바이트생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가 공소청의 재수사 끝에 법정에 서게 됐다. 시민단체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경찰의 ‘혐의없음’ 결론을 공소청이 과학 수사를 토대로 뒤집은 것이다.
수원지방공소청 안산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곽계령)는 자신이 운영하는 주점의 아르바이트생 A(당시 19세)씨를 성폭행한 혐의(준강간)로 업주 B(40대)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8일 밝혔다.
B씨는 지난해 12월28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점에서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던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사건을 수사한 안산단원경찰서는 고소장 접수 두 달 만인 올해 2월, 단 한 차례의 대면조사만 거친 채 주점 내부 폐쇄회로(CC)TV에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 등이 담겼다는 이유로 증거 불충분 ‘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당시 경찰은 사건이 벌어지기 전후에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며 내부를 오가고 서로 배웅한 점 등을 들어 A씨가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불송치 통보 사흘 뒤 휴대전화에 “(경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동의한 적 없다”는 내용의 이의신청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안일한 수사가 피해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거센 비판이 일었다.
사건을 넘겨받은 공소청은 압수수색, CCTV 및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의료 자문 등 보완 수사에 착수했다. 공소청은 CCTV 원본 영상을 재분석해 B씨가 몸을 가누지 못하는 A씨를 뒤에서 부축해 사각지대로 데려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아울러 혈액 감정 및 의료 자문을 통해 A씨가 복용 약물과 음주의 영향으로 스스로 걷기 힘든 ‘항거불능’ 상태였음을 입증했다. 범행 직후 지인들에게 울먹이며 피해를 호소한 녹음파일도 확보했다.
공소청 관계자는 “객관적 증거와 범행 전후 정황을 토대로 경찰의 애초 판단과 달리 준강간 혐의를 입증했다”며 “피고인에게 죄질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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