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3200마리서 5700마리로 늘어
인류의 공동 노력, 다양성 회복 희망으로
푸른바다거북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상 ‘위기’에서 ‘관심 대상’으로 하향 조정되고, 멸종위기종인 호랑이 개체 수가 15년 새 78% 증가하는 등 생물다양성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8일 세계자연기금(WWF)는 ‘2026 지구생명 보고서’를 전 세계 동시 발간하고 호랑이, 푸른바다거북, 참다랑어, 남부 아프리카 코끼리 등 개체군 회복 사례를 소개했다.
WWF에 따르면 푸른바다거북은 약 80개국의 산란지를 중심으로 50년간 이어진 보전 노력에 힘입어 2025년 바다거북 최초로 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dangered)에서 관심대상(Least Concern)으로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전 세계 야생 호랑이 개체수 또한 2010년 약 3200마리에서 2025년 약 5700마리로 78% 증가했다. 시베리아호랑이 등은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부속서Ⅰ에 등재돼 있다. 총 9개 아종 가운데 3개 아종은 이미 멸종했으며, 현재는 벵갈·아무르·수마트라·인도차이나·말레이·남중국호랑이 등 6개 아종이 남아 있다. WWF는 호랑이 개체 수 회복 사례가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을 통해 생태계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대서양참다랑어와 태평양참다랑어 역시 한때 과도한 어획으로 개체군이 급감했지만, 어획 할당량 축소와 모니터링 강화, 업계와 소비자의 참여 등이 이어지면서 현재는 두 종 모두 개체군이 크게 회복한 상태다.
커스틴 슈이트 WWF 사무총장은 “호랑이와 푸른바다거북, 참다랑어의 회복은 자연이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의 근거를 보여준다”며 “이러한 성과를 확산하려면 자연 손실을 초래하는 산업과 시스템의 전환을 더욱 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척추동물 5790종의 3만5803개 개체군을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산출한 ‘지구생명지수’(LPI)는 2022년 기준 1970년 대비 73.2% 하락했다. 관찰 대상 개체군 규모가 지난 52년간 평균 73% 줄었다는 의미다.
직전인 2024년 보고서에서도 2020년 기준 LPI가 1970년 대비 7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보고서와 비교해 감소 폭이 더 커지지 않은 것은 보고서 발간 이래 처음이다. WWF가 격년으로 발간하는 지구생명보고서는 올해로 16번째를 맞았다.
다만 감소 폭이 이전 보고서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해서 생물다양성 감소세가 멈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분석에는 2024년 보고서보다 295종, 967개 개체군이 추가됐으며 조사 기간도 2022년까지 확대됐다. WWF는 이번 분석 결과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 감소가 여전히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앤드루 테리(Andrew Terry) 런던동물학회(ZSL) 최고보전책임자는 “지구생명지수가 보여주는 감소 추세는 피할 수 없는 미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위협을 줄이고 보전 활동을 지속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행동에 동참할수록 긍정적인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는 시점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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