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 수행을 위해 제정된 일명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은 2016년 9월28일 시행됐다. 이 법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벤츠 여검사’ 사건이었다. 여검사가 내연관계인 변호사로부터 사건 청탁 대가로 벤츠 승용차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결론은 ‘무죄’였다. 1심은 징역형을 선고했는데 2심이 “사랑의 정표”라며 무죄를 선고했고, 그대로 확정됐다. 벤츠를 받은 게 사건 청탁 이전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여론이 들끓었고, 대가성 여부와 상관없이 공직자가 금품과 청탁을 받지 못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이 법이 만들어졌다.
청탁금지법은 ‘3·5·10 원칙’을 세웠다. 음식물 제공은 3만원, 선물 비용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으로 제한을 둔 것이다. 누군가는 투명사회로 나아가는 전환점이라며 박수를 쳤고, 또 다른 누군가는 스승의 날 카네이션 한 송이마저 옥죄는 각박함을 우려했다. 비현실적이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 법은 우리 사회의 풍속도를 크게 바꿔 놓았다. 공직사회에서 ‘접대문화’가 당연시되던 관행들이 자취를 감췄고, 각자 식사 비용을 계산하는 문화가 일상이 됐다.
청탁금지법 시행이 어제로 10년이 됐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시행 초기 한 해 4000건이 넘었던 위반 신고는 지난해 1280건으로 줄었다. 제재 인원도 지난해 340명으로 2024년 446명보다 23.8% 줄었다. 지난 6월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청탁금지법 시행 효과가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응답자의 87.1%를 차지했다. 부정한 청탁은 ‘안 하고 안 받는 문화’가 자리를 서서히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부정 청탁의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된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교육감 등 선출직 공직자의 비리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사퇴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청탁 논란이 일자 ‘고충 민원’의 예외 규정을 주장했다. 공직자 배우자가 금품을 받아도 처벌할 조항이 없다는 데 대한 비판도 크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씨가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디올 가방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법 기준을 면밀하게 손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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