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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통신망 장애는 ‘전형적 人災’ …대응 우왕좌왕하다 골든타임 놓쳐 [국가전산망 마비 사태]

입력 : 2025-09-29 18:47:22 수정 : 2025-09-29 21:24:01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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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운영실태 감사 결과

국정자원 본원 상황실서 알림창 꺼놔
라우터 부품 오류 제대로 인지 못하고
엉뚱한 직원에게 상황 알려 시간 허비
복구 시스템 구축 이중화 조치도 미흡

2023년 발생했던 국가정보통신망 마비 사태가 장비 노후화 못지않게 행정안전부 소속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의 총체적 부실 대응이 심각성을 키운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사시 행정 마비를 막기 위해 전산장비를 분산 구축하는 이중화 조치도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 자원) 전산실 화재로 온라인 복지 서비스, 정부24 등 주요 업무시스템이 중단된 29일 대구 중구 대구시청 동인청사 종합민원실에서 직원이 민원인 이용 불편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뉴시스

29일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의 ‘대국민 행정정보시스템 구축·운영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3년 11월17일 발생한 국가 통신망 마비 사태는 데이터 전송 장치인 ‘라우터’ 고장에서 비롯됐다. 이로 인해 189개 정보시스템에 장애가 생겨 정부24를 비롯한 행정 업무가 마비됐다.

상황이 발생한 날 오전 1시42분 국정자원 대전 본원 종합상황실과 서울청사 당직실 관제시스템에는 ‘라우터 일부 부품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알림이 떴다. 하지만 관제·대응 총괄부서인 종합상황실은 평소 알림창을 닫아두고 있던 탓에 제때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청사는 문제를 인지했지만 종합상황실에 있던 야간 근무자가 아닌, 이미 퇴근한 용역회사 소속 주간 근무자에게 상황을 전파했다. 전달받은 직원은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휴가를 냈다.

국정자원이 상황을 파악한 때는 공무원들로부터 각종 행정망 접속이 안 된다는 신고를 접수한 오전 8시 40분이 돼서였다. 그런데도 1차 장애대응반을 10시14분이 돼서야 소집했다. 장애 상황이 어떤지, 소집대상은 누군지가 명시되지 않은 불분명한 소집명령에 직원 누구도 응하지 않았다. 11시23분 2차 소집명령이 있고서야 대응반이 소집됐지만, 문제가 발생한 라우터 담당 팀장은 메시지를 받지 못해 참석하지 않았다.

국정자원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장애 복구를 위한 골든타임(105분)은 지나가고 말았다. 문제 장비를 교체해 통신망을 복구하는 데는 이틀이 걸렸다. 감사원은 “일과가 시작돼 혼란이 커지기 전에 문제 장비를 점검·조치할 수 있던 골든타임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정자원이 행정망 마비를 막기 위해 전산장비를 이중으로 설치하고 복구시스템을 구축하는 이중화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감사원은 국정자원에 관제 대응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 요구하고, 주·야간 및 휴일 근무 인력이 부족하지 않도록 종합상황실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기획재정부에는 이번 감사 결과를 장비 교체 예산 편성에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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