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주인공은 양국 정상만이 아니었다.

방명록 위에 놓였던 한 자루의 펜이 오히려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I like it(마음에 든다)”라며 감탄한 바로 그 펜이다.
이 펜이 드디어 일반 소비자에게 공개된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문구기업 모나미는 오는 30일부터 ‘모나미 서명용 펜’을 1000세트 한정 판매한다.
◆백악관에서 시작된 ‘트럼프 효과’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이 방명록에 서명하는 장면을 지켜보던 중 펜의 디자인과 두께에 큰 관심을 보였다.
“어디서 만든 거냐” “가져가도 되느냐”는 질문이 이어졌고, 이 대통령이 곧바로 만년필을 선물하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그 순간이 화제가 되면서 모나미의 주가는 급등했고, ‘트럼프 펜’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사실 이 펜은 대통령실 요청으로 국내 수제 만년필 제작업체 ‘제나일’이 특별 제작한 제품이었다.
다만 필기 성능의 핵심인 심(잉크심)은 모나미의 대표 마카 펜 심이 적용돼 있었다. 모나미는 이 상징적 순간을 소비자 상품으로 재현하기 위해 자체 라인업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정식 출시되는 ‘모나미 서명용 펜’은 원작 디자인을 바탕으로 장미 원목 커버를 적용해 한층 고급스럽고 견고한 외관을 갖췄다.
적당한 두께와 무게는 안정적인 필기를 돕고, 닙(촉)은 탄성이 있어 굵고 선명한 필체를 표현한다.
수성펜 특유의 부드러운 필기감은 물론, 하루 종일 뚜껑을 열어둬도 쉽게 잉크가 마르지 않는 편의성까지 갖췄다.
이 같은 기능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실사용 가치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 “한정판 전략,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
제품은 7만원에 판매된다. 본품과 유성 리필심, 마그네틱 인케이스가 함께 제공된다.
잉크 소진 시 리필심만 별도 구매해 교체 가능해 실용성을 높였다. 구매처는 모나미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 교보문고 온라인몰, 모나미 공식 온라인몰 등이다.
모나미 관계자는 “60년 넘게 축적해온 필기구 기술을 집약한 결과물”이라며 “프리미엄 라인업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에서는 이번 ‘서명용 펜’ 출시를 단순한 상품화 이상의 전략적 행보로 본다.
한정판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의 희소성과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한미 정상회담이라는 국제적 상징성을 더해 스토리텔링 효과를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필기구’는 상징성과 소장가치가 크다”며 “이번 출시가 젊은 소비자층까지 브랜드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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