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
4차 연장. 경기 종료 시각 오후 7시18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퀸’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성유진(25·대방건설)이 일몰 후에도 이어진 이번 시즌 최장 연장 혈투에서 노승희(21·요진건설)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성유진은 28일 경기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적어낸 성유진은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인 노승희와 동타를 이뤄 18번 홀(파5)에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1차 연장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으며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선수는 2∼3차 연장에서도 파로 비겼고 승부는 4차 연장에서 갈렸다. 노승희의 두 번째 샷이 러프에 떨어졌고 7m 거리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는 빗나갔다. 반면 페어웨이를 잘 지킨 성유진은 2m 거리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떨궈 피 말리는 접전을 끝냈다. 성유진은 2023년 11월 에쓰오일 챔피언 우승 이후 2년 만에 통산 4승을 거뒀다. 성유진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승상금은 2억7000만원.
성유진은 KLPGA 투어 2023 시즌을 마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 최종전을 공동 7위로 통과해 지난해 미국 무대에 데뷔했다. 하지만 LPGA 투어의 벽은 높았다. 단 두 차례 톱10에 진입하고 CME 포인트 순위도 81위에 그쳐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시즌 초반에 다소 고전하던 성유진은 5월부터 6차례나 톱10에 진입하는 빼어난 성적을 낸 끝에 메이저 퀸에 등극해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다. 성유진은 특히 최근 치른 OK저축은행 읏맨오픈 3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5위에 이어 정상까지 오르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노승희는 6월 더헤븐 마스터즈 이후 3개월 만에 시즌 2승 기회를 잡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노승희는 상금랭킹 1위를 굳게 지켰고 대상 포인트 레이스에서도 2위로 올라섰다.
이날 대회 최종라운드는 폭우 때문에 예정 시작 시각보다 2시간가량 늦게 진행되는 바람에 연장전은 조명을 켠 채 치러졌다. KLPGA투어 대회가 조명 속에 연장전을 치른 것은 2016년 홍진주가 우승한 팬텀 클래식 이후 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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