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 관련 여러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2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맏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동시에 소환한다. 의혹의 ‘정점’인 김씨를 구속기소한 특검은 김씨가 금품을 받고 인사 청탁을 들어줬다는 ‘매관매직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근 특검보는 1일 브리핑에서 김씨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수수 관련 2일 오전 10시 이 회장을, 오후 2시에는 박 전 실장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소환조사는 특검이 지난달 28일 박 전 실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지 닷새 만이며, 지난달 11일 서희건설 사옥 등을 뇌물공여 혐의로 압수수색한 지 3주 만이다.
검사 출신인 박 전 실장은 김씨에게 2022년 3월 고가 장신구를 선물한 이 회장의 맏사위다. 이 회장은 김씨에게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등을 주고 사위가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취지로 인사 청탁을 했다고 특검에 자수서를 제출했다. 자수서에는 이 회장이 목걸이를 준 한 달 뒤인 2022년 4월 김씨를 다시 만나 3000만원 상당의 티파니앤코 브로치와 2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귀걸이를 추가로 선물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박성근 전 실장은 목걸이 전달 시점으로부터 약 3개월 뒤인 같은 해 6월 윤석열정부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사의를 표한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특검팀은 김씨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금거북이와 함께 이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를 발견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 위원장이 김씨에게 금거북이를 건넨 대가로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다만 특검팀은 아직 이 위원장 측에 출석 일정을 통보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김 특검보는 “(이 위원장에 대한) 소환 조율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필요한 부분은 우리가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역사학자로, 박근혜정부 시절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했다. 친일 인사를 옹호하는 등 왜곡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는 지적에도 2022년 9월 윤석열정부의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돼 논란이 됐다. 또 이 위원장은 국가조찬기도회 부회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이 이 회장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늘 국가교육위원장을 사임하고자 한다”며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의 사실 여부는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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