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마음건강, 국민안전 좌우 국가과제”
지난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들이 최근 잇따라 목숨을 끊으면서 심리 회복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상담 인력은 수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방청의 ‘찾아가는 상담실’을 통한 상담 건수는 2020년 4만8026건에서 지난해 7만9453건으로 4년 새 65.4% 급증했다.

소방관 마음 건강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4년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설문조사’ 결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 소방공무원은 지난해 조사 대상 6만1087명 중 7.2%에 해당하는 4375명으로 집계됐다. 우울증을 호소한 소방관은 전체의 6.5%인 3937명, 자살위험 소방관은 전체의 5.2%인 3141명이었다.
이처럼 상담 수요가 증가하면서 소방청은 상담사 인력을 2020년 72명에서 2022년 88명, 2023년 102명, 올해 128명으로 증원했다.
그러나 소방관서 수(268개소)를 고려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여전히 ‘1관서 1상담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상담사 1인당 연간 약 779건의 상담을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태원 참사 출동 이후 트라우마로 고통을 겪던 소방관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고성소방서 소속 40대 A소방장이 지난 7월 29일 도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소방장은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용산소방서 소속으로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서 사망자 다수의 시신을 운반하고 유족들의 절규를 목격하면서 큰 충격을 받고 이후 불안장애 등으로 고통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에는 이태원 참사 출동 이후 우울증을 앓던 30대 소방대원이 실종된 지 10일 만에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한병도 의원은 “소방공무원의 마음 건강은 재난 대응력과 국민 안전을 좌우하는 국가적 과제”라며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빠른 시일 내에 1소방관서당 1상담사 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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