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과 함께 코스피5000을 향해 달리던 국내 주식시장이 3200선 박스권에 갇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징크스의 달’로 불리는 9월이 시작되면서 증권가의 경계심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1932년부터 현재까지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월간 성과를 보면 9월 수익률 평균이 -0.71%이고, 월간 수익률 평균값이 ‘0’ 아래로 내려가는 건 2월(-0.22%)과 9월뿐”이라며 “계절성에 대한 걱정이 시장에 퍼져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2000년 이후 9월 S&P500 평균 수익률은 -1.51%로 12개월 중 가장 부진하다. 경제학자 예일 허쉬의 ‘주식 트레이더 연감’에서도 매년 9월을 지수가 가장 저조한 성과를 내는 달로 보고 있다. 1869년의 블랙 프라이데이와 2001년 9·11 테러,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등 9월엔 글로벌 주식시장을 뒤흔든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여기에 휴가에서 돌아온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단기간 조정하는 행동 패턴을 보이고, 뮤추얼(단체투자) 펀드가 세금 손실을 줄이기 위해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등 리스크를 동반한 변수가 대부분 9월에 발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보고서에서 “주식시장은 정체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9월 코스피 범위를 2980∼3350으로 예상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닥친 불확실성도 악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두 기업의 중국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프로그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증권가는 반도체주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우려 속에 개인투자자들은 ‘한 방’보다는 안전한 고배당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신영증권의 배당주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 증권 모투자신탁’에 570억원이, ‘PLUS고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엔 641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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