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슈퍼주니어 김희철이 데뷔 20주년 무대 후 진솔한 고백을 남겼다. 그는 19년 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장애등급 판정을 받으며 “못 걸을 수도 있다”는 진단까지 들었고, 현실을 외면한 채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7년 만에 다시 선 무대에서 김희철은 그동안 감춰온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김희철은 25일 유튜브 채널 ‘희님 Heenim’ 커뮤니티에 “‘슈퍼쇼’ 한국 버전을 마쳤다. 몸살, 근육통 등등 행복한 고통도 생겼다”며 “나란 남자, 이토록 무대를 좋아하고 사랑했었는데”라고 시작하는 긴 글을 올렸다.
그는 “10년 전이었던 것 같다. 예비군 면제까지 받을 정도라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더니 진짜 못 걸을 수도 있다고, 장시간 비행도 안 된다고 했다”며 “장애등급을 받으러 가는 길은 그야말로 혼란이었다. 고민 끝에 현실을 부정하며 집으로 그냥 돌아갔다”고 힘들었던 시간을 회상했다.
이어 “왼쪽이 가라앉으며 얼굴도, 몸도 비대칭이 되어가고 문제는 그러면서 정신까지 망가지기 시작한 것”이라며 “어설프게 할 바에는 아예 안 하는 게 맞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던 탓에 무대와는 점점 멀어졌고 멤버들과 함께 있을 때나, 내가 없는 무대를 보면 그리움과 미련이 계속 생겨 일부러 외면하고 피했다”고 털어놨다.

슈퍼주니어 20주년 공연을 통해 다시 무대에 선 김희철은 그동안 어쩔 수 없이 외면해왔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간절했던 무대에 대한 진심도 고백했다. 그는 “슈퍼주니어 활동은 내게 둘도 없는 도파민이었다. 거의 다 사라졌지만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마음의 잔병들은 슈퍼쇼 투어를 돌면 자동으로 치료되리라 믿는다”고 밝히며 팬들과 멤버들을 향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김희철은 2006년 슈퍼주니어 멤버 동해의 부친상 조문 후 서울로 올라오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그는 대퇴부 골절과 발목 골절 등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었고, 이로 인해 철심 7개를 박는 대수술을 했다. 이후 지체장애 4급 판정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올해 1월12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김희철이 당시 결혼을 앞뒀던 가수 김종민과 함께 점사를 보러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무속인은 김희철에게 “지금 덤으로 사는 인생이다. 20대에 큰 고비가 있었다. 몸의 축이 그때 많이 갔다”라며 “올해 여름에 조심해라. 어디 부러지거나 하면 진짜 장애인도 될 수 있다.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자 김희철은 “사실 제가 원래 장애인 등급이다.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서 안 하고 있었다”라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희철은 “장애인 등급을 받고 매니저 형이랑 자동차 앞에 붙이는 스티커를 받으러 가다가 ‘아니다 내가 더 활발히 살아야지’ 하고 안 받고 돌아왔다”며 “내 몸이 너무 아프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 ‘극복하면 되지’ 하고 버틴 게 10년 전이다. 팬들이 슬퍼할까 봐 이런 얘기를 안 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에 무속인은 “죽을 고비를 크게 넘긴 걸 급살이라고 한다. 그 고비를 넘었기 때문에 장수한다. 올해 여름만 피해 가면 괜찮다”라고 덧붙여 보는 이들을 안심시켰다.

한편 2005년 데뷔해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슈퍼쇼 10(SUPER SHOW 10)’을 개최했다. 서울 공연 마지막 날이었던 24일 김희철은 “사실 그동안 우리 멤버들, 우리 엘프(공식 팬덤명)들 속 많이 썩였는데 앞으로는 그럴 일 없을 것”이라며 “가급적 속 안 썩이는 김희철이 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슈퍼주니어는 오는 9월 홍콩과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10월 마닐라, 11월 타이베이, 12월 나고야 등 전 세계 16개 지역에서 글로벌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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