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수소승용차 약 40대 충전량
일반 수소 공급가 대비 최대 2.2배 비싸
“그린수소 성공 위해선 생산단가 낮춰야”
수력발전을 이용해 만든 그린수소가 국내 최초로 수소충전소에 공급된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이산화탄소(CO₂) 배출 없이 만드는 수소를 뜻한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23일 경기 성남정수장에서 한국자동차환경협회, 한국수소환경협회 등과 그린수소 출하 기념행사를 열고 수력발전으로 생산된 그린수소를 수소충전소에 본격적으로 공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그린수소 공급은 수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만든 그린수소를 수소충전소에 공급하는 국내 첫 번째 사례다.

성남정수장 그린수소 생산시설은 수소차 보급 확대 기반 마련을 위해 2022년부터 추진한 사업으로 총 44억원이 투입됐다.
이 시설 그린수소 생산량은 하루 최대 188㎏(수소승용차 약 40대 충전량), 연간 최대 62t이다. 올 9월까지는 운송 차량을 이용해 성남시 수소충전소에 공급된다. 10월부터는 성남정수장 인근에 설치되는 수소충전소에 배관을 통해 직접 공급 예정이다.
환경부는 수력발전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밀양댐과 충주댐에도 구축 중이다. 밀양댐의 경우 2026년까지, 충주댐은 2027년까지 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다. 밀양댐은 그린수소 생산량이 일 최대 429㎏, 충주댐은 640㎏이다. 이들 시설이 가동되는 2028년부터는 하루에 수소 승용차를 약 214대 충전할 수 있는 그린수소 1069㎏이 추가로 생산된단 게 환경부 설명이다.
정부가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확대해가는 모양새지만 경제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평가된다.
전세계 수소 생산량의 96%를 차지하는 개질수소의 경우 생산단가가 ㎏당 5000원 정도인 반면 이번에 공급을 개시하는 수력발전 그린수소 생산단가는 ㎏당 1만5700∼1만7800원으로 3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개질수소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개질해 생산하는 수소로 CO₂를 다량 배출해 그레이수소로 분류된다. 개질수소와 수력발전 그린수소 간 가격 차이는 운반비까지 고려하면 다소 줄어들긴 한다. 보통 울산·여수 석유화학단지에서 생산되는 개질수소는 서울까지 운반되는 데 ㎏당 3000∼5000원 정도 운반비가 더 붙는다. 성남정수장 생산시설의 경우 10월부터 배관을 통한 공급을 진행하기에 운반비가 따로 붙지 않는다. 다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적게는 1.6배에서 많게는 2.2배까지 격차가 있는 형편이다.

이번에 그린수소가 공급되는 성남 수소충전소의 경우 개질수소를 ㎏당 8000원에 사들여 공급 중이고 그린수소 또한 같은 가격에 공급되기 때문에 단순 생산단가만 따져보면 ㎏당 7700∼9800원씩 환경부가 적자를 떠안는 구조다.
다만 이런 수력생산 그린수소도 간헐성이란 약점을 지닌 태양광·풍력 등 다른 재생에너지 기반 생산 그린수소보다는 경제성이 높단 설명이다. 현재 제주에서 풍력발전 기반 수소 생산시설인 ‘풍력e 활용 그린수소 생산기지’가 가동되고 있고 여기서 생산된 그린수소는 함덕 수소충전소에 공급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그린수소가 성공하기 위해선 생산단가를 어떻게 낮출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같은 경우 (그린수소 관련) 기술 수준이 선진국 대비 85%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국내 업체와 계속 협력하면서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면서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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