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7일 “주위 사람 괴롭히지 말고 송영길 구속영장 청구하라”며 지난달 검찰 ‘셀프 출두’ 당시의 입장을 그대로 이어갔다.
이날 오전 9시23분쯤 변호인과 함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송 전 대표는 청사 안으로 들어가 수사팀 면담을 요청했으나, 출석 관련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2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검찰과의 면담 무산 시 기자회견과 1인 시위를 예고했던 송 전 대표는 청사 로비 앞에서 20분간 기자회견을 열고 A4용지 10장 분량 입장문에서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고 항변하기 시작했다.
송 전 대표는 “저 송영길은 변호사 활동 3년, 5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 민주당 당 대표 등 24년의 정치 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부동산 투기는커녕 부동산을 소유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도 전세보증금 2억4000만원 24평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다”며 “정치를 생계가 아닌 사명으로 알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하는 정치인으로 살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 돈 봉투 논란에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사죄를 드리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민주당을 탈당했다”며 “지금이라도 검찰은 비겁하게 저의 주변 사람들을 불러다가 억지로 진술을 강요하고 민주당을 이간질 시키고 국회의원들을 구속영장 청구할 게 아니라 저를 소환해 구속영장 청구해보길 바란다”고 대응했다.
자신을 둘러싼 돈 봉투 의혹에 한 점 부끄러운 일이 없다고 송 전 대표가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송 전 대표는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점을 들어 “김건희 여사 등의 주가조작 의혹 관련 녹취록과 이정근의 전당대회 돈 봉투 관련 녹취록, 무엇이 중요한가”라는 말로 수사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송 전 대표는 이어 “이정근 녹취록을 가지고 민주당 전체를 벌집 쑤셔놓은 듯 요란하게 수사를 하고 국회의원 2명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김 여사는 소환은커녕 서면 질문도 못 하고 있다”면서 “고양이 앞의 쥐 같은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또 “허위 통정매매를 통해 주가를 조작해 부정한 돈을 버는 일은 한 정당의 내부 선거에서 발생하는 금품수수 논란과는 비교가 안 되는 범죄행위”라며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수사를 사실상 중단하고 모두 돈봉투 사건에 올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윤석열 정권하의 검찰은 아예 노골적으로 야당만 공격하는 고려말 무신정권의 머슴 노비, 사병(私兵) 같은 모습을 보인다”고 맹비난했다.
송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주가조작 녹취록 김건희도 소환조사하라’, ‘무고한 사람들 그만 괴롭히고 검찰은 송영길을 소환하십시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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