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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 돌랴 주간교육도 받으랴… 일선 지구대·파출소 불만 폭발

입력 : 2022-04-05 21:00:00 수정 : 2022-04-05 22:59:43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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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근무 2번 중 1번꼴 실시 영향
“갈수록 현장 근무자들 혹사” 토로
경찰청 “월 3회 이하로” 지침 내려
사진=연합뉴스

서울 관내의 한 파출소 경찰관들은 최근 주간상시교육을 듣다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교육 중엔 긴급신고가 아니면 인접 파출소에서 대신 출동해주는데, 이날은 인근 파출소에도 출동할 순찰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인접 파출소 경찰관이 무전으로 또 다른 파출소를 출동 호출하는 게 들렸고, 직원들은 미안한 마음에 교육에 집중할 수 없었다. 해당 파출소 경찰관은 “순찰차가 구해질 때까지 좌불안석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청이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 중인 주간상시교육 제도를 두고 순찰 업무를 하는 일선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주간상시교육 제도는 현장대응력 향상을 위해 일선 지구대·파출소 순찰팀원들이 주간 업무시간에 1∼2시간가량 실제 발생 사건을 놓고 토론을 펼치거나 모의훈련(FTX) 등의 교육을 받는 것이다. 최소 교육시간은 각 관서가 자율적으로 정하는데, 서울은 지난해까지 한 순찰팀당 평균 월 4회 교육을 받았다. 한 순찰팀이 통상적으로 한 달에 주간 근무를 8번 하는 것을 감안하면 주간 근무 2번 중 1번꼴로 교육을 받은 셈이다.

 

5일 세계일보 취재 결과, 경찰청은 이처럼 주간상시교육으로 치안 최일선의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의 피로도가 가중된다는 지적을 인지하고 “이번 달부터 한 팀당 월 3회 이하로 교육을 실시하라”는 지침을 최근 각 지방청에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의 한 파출소에 근무하는 A경장은 “인접 파출소에서 교육을 할 때면 우리 관내 신고와 인접 파출소 관할 신고가 몰려 정신이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서울 지역 지구대 팀장 B경감도 “결국 문제는 윗선에서 현장과 소통하지 않고 제도를 밀어붙인다는 것”이라며 “수십 년간 경찰에서 일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점점 현장 근무자를 혹사시킨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일선 경찰들은 지역안전경찰(CSO) 제도도 순찰업무에 과부하로 이어진다고 토로한다.

 

전문가들은 해당 제도들이 타당성이 있는 제도인 만큼, 경찰이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 정립을 통해 현장 경찰관들의 과부하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순찰업무와 교육, CSO 활동 등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립해야 주어진 인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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