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강제 동화’된 채 中 SNS에서 발견

중국에서 실종된 위구르족 아들을 2년 6개월 만에 당국의 선전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에서 만난 아버지의 사연이 외신에 소개됐다. 아버지는 영상을 발견하고 3년째 당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나 어떤 대답도 듣지 못하고 있다.
4일 지지통신은 위구르족인 압둘라만 토티(32)씨는 5년 반이 넘도록 아내와 두 자녀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박해를 피해 2013년에 터키 이스탄불로 피신을 온 토티씨는 현지에서 위구르족 여성과 결혼해 아들과 딸을 낳았다. 아내와 두 아이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2016년 8월 신장 위구르족 자치구를 찾았으나, 3개월 만에 연락이 끊겼다. 현지 지인에게 아내가 중국 공안에 구속됐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당시 만 1세 9개월이었던 아들과 생후 3개월인 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가족을 찾기 위해 수소문하던 토티씨는 2019년 1월 아들로 추정되는 아이의 모습을 중국 당국의 선전용 SNS에서 만날 수 있었다. 교실에 있는 남자아이는 중국어로 자신의 이름이 ‘압둘 아지즈’라고 대답했는데, 아들의 본명이었다는 것이다. 토티씨가 아들과 헤어진 지는 2년 5개월이 넘었지만, 영상 속 아이의 모습과 행동을 보고는 아들임을 확신했다.
이 영상은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의 강제 동화정책을 선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토티씨는 아들이 자치구 지역에 건설된 ‘재교육 캠프’에 수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동영상을 보고 울 수밖에 없었다”며 “자기 아이가 (자신의 위구르어가 아닌) 말을 강요받는 모습을 보면 어떻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의 중국화도 무섭고, 다시 만나더라도 아버지를 못 알아보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동영상 발견 후 3년이 지났지만 토티씨는 여전히 가족들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영상 게시자에게는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냈지만 무시당했다. 터키에 있는 중국 대사관이나 총영사관에도 정보 제공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다른 위구르족들과 함께 내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고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신장 자치구 지역에서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민족 100만명을 수용소에 구금하고 수십만 명을 투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지난해 6월 인권보고서를 내고 수용소에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이 “물리적, 심리적 고문뿐 아니라 끊임없는 세뇌까지 받고 있다”며 “구타와 전기 충격, 고통스러운 자세, 의자에 묶어 두는 불법적인 구금, 수면 부족, 벽에 매달기, 독방 감금 등을 자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도 조만간 중국 당국의 위구르족 인권탄압 관련 보고서를 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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