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모양 특이 ‘괴근식물’ 활용 이색적
식물 키우는데 ‘햇볕·통풍’ 가장 중요
화사한 분위기 연출 땐 꽃 활용도 제격
집안의 상징적 식물 ‘심볼트리’ 추천
공간 좁다면 벽걸이 플라티케리움 좋아
희귀식물 등 테마 정해 활용도 바람직

◆심볼트리로 시작하는 다양한 인테리어
어린 시절 추억 속 시골집 마당에 감나무 한 그루를 기억하고 사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기억에 두고두고 남는 상징적 존재를 만들면 존재만으로 의지가 되곤 한다. 이런 식물 한 그루가 집 안에 놓이면 그게 ‘심볼트리’다.
일본의 조경디자이너 사카이노 류스케는 최근 출간한 ‘우리 집에 식물을 들여도 괜찮을까요’(시그마북스)에서 거실에 심볼트리 놓기를 추천한다. 심볼트리를 놓을 때는 눈에 띄는 큰 나무가 제격이다. 커다란 식물을 둘 수 없는 환경이라면 ‘박쥐란’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플라티케리움을 벽에 거는 것도 추천한다.
그 외 여러 식물을 집 안에 배치할 때, ‘식물을 위한 특등석’을 마련하라고 그는 조언한다. 작은 식물은 햇살 좋은 장소에 테이블이나 스툴을 두는 식으로 높이가 있는 식물 전용 장소를 만들자. 집안 곳곳에 뿔뿔이 흩어진 식물을 한곳에 모으면 관리도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특히 식물 수가 적어도 한쪽 벽에 식물 전용 공간을 두면 ‘식물이 있는 집’이라는 인상이 강해진다는 설명이다.
식물 테마를 정해 그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열대지방 식물이 가득한 이국적 느낌의 집’, ‘희귀식물이 가득한 박물관 같은 집’, ‘북유럽 인테리어에 관엽식물로 온기를 더한 집’ 같은 식이다.

◆이색 식물들의 세계
색다른 식물을 키우고 싶다면 괴근식물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괴근식물은 뿌리 모양이 특이한 식물을 말한다. 흔치 않은 아이템이다 보니 수집욕을 자극해 전문적인 수집가도 있다. 대표적인 식물이 파키포디움 그락실리스, 봄박스 엘립티쿰이다. 대중적인 품종도 특이하게 생긴 개체가 있을 수 있는데 매장을 자주 찾아 발품을 팔 수밖에 없다. 찌그러진 딸기나 채소처럼, 성장점에 변이가 생겨 특이한 생김새를 가진 식물도 있다. 바로 철화다. 다육식물이나 선인장에 특히 많은데, 철화는 같은 종류의 선인장이라고 해도 세월에 따라 전혀 다른 모양으로 변해, 어떻게 자랄지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 매력이다.
벽에 걸어 그림처럼 감상하는 방법도 있다. 나무와 바위에 붙어서 자라는 착생식물들이다. ‘에어플랜트’로도 잘 알려져 있는 틸란드시아도 포함된다. 흙이 필요 없는 착생식물들은 식탁이나 부엌 등 위생에 신경 써야 하는 곳에도 좋다. 단 어디든 통풍이 잘돼야 한다.
공중에 거는 행잉 화분도 식물을 세련되게 장식하는 팁이다. 천장에 후크를 달아 매달거나 커튼레일, 타공보드 등에 건다. 좁은 공간, 작은 방에도 키울 수 있어 장점이다. 잎이 늘어지는 식물이 잘 어울린다.

◆잘 키우기 팁
류스케는 식물도 생명임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식물에게는 기본적으로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이 좋으며 이는 인간에게도 똑같이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다.
물주기 기본은 흙이 충분히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물을 주는 것이다. 물이 없으면 말라죽고 항상 물에 잠겨 있으면 뿌리가 호흡하지 못해 약해진다. 흙의 마르기 정도는 식물의 크기와 성질, 두는 장소에 따라 각기 달라 관리법을 숙지한다. 물을 줄 때는 화분 안 수분을 완전히 새로 갈아준다는 느낌으로 두세번 반복해 흙 전체에 골고루 수분이 도달케 한다. 물을 매일 조금씩 주면 화분 속에 오래된 수분이 축적돼 냄새가 나거나 뿌리가 썩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분무기 등으로 잎에 직접 수분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조할 때 발생하기 쉬운 잎응애 등 해충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통풍이 중요한 이유는 식물 활동 중 하나인 증산에 공기 흐름이 꼭 필요해서다. 통풍이 잘 되지 않으면 벌레도 생기기 쉽고 흙에 곰팡이도 생긴다. 자연바람으로 환기하는 게 이상적이나 문을 모두 닫아야 한다면 선풍기로 바람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꽃도 한몫
식물들 사이에 가끔 꽃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다. 우울하고 칙칙했던 집안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꾸는 데는 꽃만 한 것이 없다. 최근 봄맞이 목적으로 꽃 가꾸기를 추천한 농촌진흥청이 집안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꿀 수 있는 꽃으로 1순위 추천한 것은 장미다. 장미도 한두 종류가 아니다. 어느 꽃과도 잘 어울려 꽃꽂이에 많이 이용되는 흰색 ‘화이트뷰티’는 꽃잎 수가 많고 꽃이 크며, 분홍색 ‘핑크뷰티’는 꽃잎 가장자리의 말림 없이 꽃 모양이 우수하다. 두 품종의 절화(자른 꽃) 수명은 7일 이상이다. 이보다 절화 수명이 길어 14일 정도 가는 ‘옐로우썬’은 밝은 노란색 바탕에 잎 가장자리가 붉은 노을이 든 듯한 색이어서 색다른 개성이 있다.
집안에서 꽃을 오래도록 감상하고 싶다면 난이 제격이다. 1∼3개월 꽃을 감상할 수 있고, 실내 공기도 맑게 해 반려식물로 매력적이다. 특히 난 중에서 꽃이 나비 모양을 닮아 호접란으로 불리는 팔레놉시스는 빛이 부족한 실내에서도 적응력이 높아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다.
집안을 달콤하고 상큼한 꽃향기로 가득 채우고 싶다면 정답은 프리지어류다. 향수·샴푸·로션 등 향장 제품에 많이 사용될 만큼 향이 진하다. 프리지어 향기는 리날룰, 베타-오시멘, 디-리모넨, 알파-테르피네올 등 모노테르핀계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리날룰은 강력한 불안 완화 효과가 증명된 성분이다. 베타-오시멘은 항산화 및 항균 효과가 있다.
절화 수명이 아쉽다면, 조금 더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꽃의 수분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줄기를 사선으로 매끄럽게 자르는 것이다. 시중에 판매하는 절화 수명연장제를 넣거나, 설탕·레몬즙(식초)·락스를 섞어서 넣어주는 방법도 있다. 설탕은 영양 공급, 레몬이나 식초는 산도 조절, 락스는 살균 효과가 있어 2∼3일 꽃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물 1ℓ 기준으로 설탕은 큰 찻숟가락 2∼3회(50g), 레몬즙은 큰 찻숟가락 1회(레몬즙 10 : 물 990), 락스는 작은 찻숟가락 1회(락스 1 : 물 999) 분량이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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