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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언어의 아바타' 샤론 최의 통역에 대한 현직 교수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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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12 18:21:28 수정 : 2020-02-13 14: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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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왼쪽)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해 영화 ‘기생충’으로 감독상을 받은 뒤 오스카 트로피를 쥔 채 생각에 빠져있다. 오른쪽은 봉 감독의 통역을 맡은 샤론 최(본명 최성재). 로스앤젤레스=AFP연합

 

현직 통·번역학과 교수가 오스카 4관왕의 영예를 안은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곁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끝까지 함께한 통역사인 ‘언어의 아바타’ 샤론 최(본명 최성재)의 통역을 칭찬하면서 아낌없는 조언을 해줬다. 

 

유튜브 ‘브리지(Bridge) TV’를 운영 중인 김태훈 한국외국어대 EICC(영어통·번역) 학과 객원 교수는 지난 10일 ‘기생충 오스카 4관왕 마지막까지 최성재(Sharon Choi) 통역사 괴롭힌 봉 감독’이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김 교수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최 통역사가 봉 감독의 수상 소감을 영어로 전한 대목을 조목조목 분석하고, 다른 표현도 제시했다.

 

“저의 대사를 멋지게 화면에 옮겨준 지금 와 있는 우리 멋진 기생충 배우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라는 봉 감독의 말을 “I thank all the actors who are here with me today for bringing this film to life. thank you”라고 전한 대목을 짚었다.

 

김 교수는 “어려운 문장을 영어로 옮겨 ‘for bringing this film to life’라고 했는데, ’이 영상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줬다’로 매우 좋은 통역”이라면서도 ”대사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덜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통역은 컴퓨터 그래픽을 담당해준 팀에게도 똑같은 칭찬이 될 수밖에 없다”며 “‘내가 만든 영화를 배우들이 정말 잘 살려줬다’는 말을 하려면 ‘I think all the actor for their great (line) delivery’라고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멋진 배우와 스태프들이 여기 와 있습니다”를 ”All our loving crew members and cast members are here with us today. Please send a round of applause to the actor”라고 통역한 대목도 분석에 들어갔다.

 

김 교수는 “‘loving’이라고 하면 주변 사람들을 많이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고, 내가 사랑하는 거면 ‘beloved(사랑하는·아끼는)’란 의미로 loving 자리에 beloved가 들어갔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우리 모든 예술가에게 찬사를 보냅니다”를 ”I congratulate all the great artists here tonight”로 통역한 부분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여기에서 ’Congratulate’라는 동사는 항상 ‘Someone on Something’과 같이 ‘~의 ~을 축하하다’는 순서로 써야 한다”며 ”봉 감독이 의도한 것은 ’오늘 여기 계신 모든 아티스트’를 지칭하고 있다는 게 분명한 맥락으로 Congratulate 대신 저라면 ‘Massive respect for all the artists here tonight’(오늘 함께하고 계신 모든 아티스트분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갈 것 같고, 그러면 괜찮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여기서는 congratulate보다 찬사를 보낸다는 말을 ‘respect’ 정도로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고도 했다.

 

이 영상에 누리꾼들은 “샤론 최의 통역 레벨을 알 수 있었다”, “찬사 일색의 기사만 보다 신선한 느낌”, “김 교수님 영상을 통해서 그냥 지나간 시상식이 아닌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 캡처

 

한편 중앙일보에 따르면 최 통역사는 지난해 5월 프랑스 칸 국제 영화제에서부터 줄곧 봉 감독과 함께하며 그의 영화 철학과 농담까지 매끄럽게 전달했다.

 

봉 감독이 직접 ’언어의 아바타‘란 수식어를 붙여줬을 정도다.

 

그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언제나 그에게 의지하고 있다”도 믿음을 보였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유튜브 채널 ‘브리지(Bridge) 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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