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손범수(사진 오른쪽)가 아내 진양혜(〃 왼쪽)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이하 ‘사람이 좋다’)에서는 아나테이너 대표주자 손범수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1990년 17기 공채 아나운서로 KBS에 입사한 뒤 KBS 인기 프로그램 진행을 도맡았던 손범수는 4년 후배 아나운서 진양혜가 입사하자마자 구애했다. 그 결과 두 사람은 연애를 시작했고, 1년간 열애 끝에 부부가 됐다.
이날 손범수는 아내 진양혜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두 사람은 결혼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허니문 베이비로 첫째 아들이 생겼고, 둘째 아들도 곧 생겼다. 진양혜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바쁘게 지내다 결국 직장을 그만뒀다.

진양혜는 “결혼한다고 사표 내라고 하지는 않으셨다”라며 “당시 가장 위 선배님이 ‘너 운 좋은 줄 알아. 우리 때는 결혼하면 책상 치웠어. 너는 그런 얘기는 안 듣잖아’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한 선배 PD는 ‘너 이제 방송할 생각하지 마라’, ‘이제 TV는 끝났어’ 그런 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손범수는 “‘손범수의 아내’라는 이유로 방송사 내에서 아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나중에야 알았다”며 “가장 곁에 있는 아내가 겪는 삶의 무게를 일찌감치 헤아리지 못했다. 그것이 지금도 내내 마음의 빚”이라고 미안함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진양혜가 아나운서 입사 1년 만에 손범수와 결혼해 아나운서의 꿈을 크게 펼쳐보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의 의미가 담긴 눈물이다.
또 이날 방송에서는 오랜 방송인 생활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손범수의 가족사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손범수는 독립유공자 후손이었다. 그의 조부는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주도하다가 10년간의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손기업씨다. 손범수의 아버지는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25년간 공군 장교로 복무했다.

어렸을 적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자란 손범수 역시 자연스레 공군 장교로 임관하고, 현재 그의 아들도 공군 장교로 복무하고 있다.
손범수와 함께 할아버지의 묘소를 찾은 그의 어머니는 “보람이 크다. 가족이 독립유공자로서의 마음을 기리며 대대로 잘 유지하기 바란다”며 뿌듯해 했다.
한편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5분에 방송된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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