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옛 연초제조창 일대에 살며 여러 피해를 주는 비둘기 떼를 퇴치하기 위해 다양한 작전을 벌이고 있다.
7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옛 연초제조창 일부를 리모델링해 지난해 12월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이하 청주관) 건물 외부 곳곳에는 독수리, 부엉이 등 맹금류의 모형과 연이 설치돼 있다. 비둘기들에게 겁을 줘 날아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다.

이 ‘작전’이 주효했는지 아니면 꽃샘추위 등 날씨 때문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이전보다 비둘기 개체수가 현격히 줄었다는 게 청주시의 전언이다.
시와 국립현대미술관은 청주관 개관 이전부터 비둘기로 상당한 골치를 앓아 왔다. 비둘기 배설물이 일대 미관을 해치고,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서다. 야외 조각공원 설치 계획에도 큰 차질이 발생했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도시재생 공사 중인 옛 연초제조창 본관동, 문화산업진흥재단 건물, 동부창고에 사는 비둘기 포획 작전을 폈다. 모두 720마리를 먹이로 유인해 덫으로 포획한 뒤 20㎞ 떨어진 현도면 캠핑장 인근 하천에 방사했다. 그런데도 매일 300마리가량이 낮에 청주관 등 일대 건물에 진을 치자 조류 기피제를 사용하기도 했다.
시와 국립현대미술관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군집생활을 하는 비둘기 본능상 잡아서 방사한다고 해도 그 수만큼 다시 날아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옛 연초제조창 일대 건물은 오래된 데다 구조적으로도 비둘기가 생육하기 좋다. 시는 비둘기 생육환경을 나쁘게 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보고 비둘기가 잘 앉지 못하도록 뾰족한 모양의 ‘버드 스파이크’를 난간 등에 설치하거나 앉는 공간을 경사면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다. ‘레이저 퇴치기’를 설치해 레이저로 비둘기를 날아들지 못하게 하거나 내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조만간 미술관과 본관동, 문화산업진흥재단, 동부창고에 레이저 퇴치기를 설치하는 등의 종합 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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