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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드론 7분 날리고 200만원 '꿈의 직업'은 과연 존재할까?

입력 : 2017-11-28 10:00:00 수정 : 2017-11-28 14: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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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SBS 예능 미운우리새끼에서 가수 김건모는 드론으로 농약을 뿌려 7분만에 2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했다. 출처=SBS

지난 26일 한 공중파 예능에서 가수 김건모가 “노후 대책으로 ‘드론(무인항공기)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자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드론 자격증’이 올랐다. 이날 방송에서 김건모가 “(드론으로 농촌 비료를 주는 데) 7분 날리고 2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말한 데 따라 누리꾼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인 것이다. 드론 한대로 단 몇 분 만에 수백만원의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꿈같은 얘기는 과연 사실일까?

드론 방제 전문가 어진농부 김민태(32) 대표는 “7분에 200만원은 불가능한 얘기”라고 웃음 지었다. 이어 “하루 8시간 날려 200만원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드론 방제작업은 농지(논,밭,과수원) 종류, 평 수, 경지 정리 상태에 따라 단가가 정해진다. 일반적으로 논은 평당 20~30원, 밭은 평당 50~70원, 과수원은 평당 100원 정도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드론 한대를 띄우면 15분 동안 1500평에서 2000평까지 방제할 수 있다고 하니 과수원이라면 7분 30초에 10만원정도 수익을 낼 수 있다. '7분에 200만원'은 아니지만 이도 결코 낮은 수익이 아니다.
 
농지에 농약을 살포하고 있는 드론. 출처=어진농부 블로그

김 대표는 “하루 8시간 드론을 날리면 210만원까지 벌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큰 평수의 방제 계약을 따낸다는 가정에 따라 가능하다”라고 했다. 드론 방제의 대부분은 지역 농협과 계약을 맺어 이뤄진다. 보통 5명 가량의 방제 드론 소유자가 함께 지역 농협과 계약을 따내는데 각자 드론 장비와 이동을 위한 차량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방제용 드론은 주로 중국 DJI사의 mg-1, mg-1s 모델이 사용되는데 허브, 배터리 등 부속품을 합한 가격이 3000만원대에 달한다. 여기에 드론을 싣는 차량까지 6000만원 정도의 자본이 들어간다는 후문이다.

상업용으로 드론을 활용하거나 12kg이상 무게가 나가는 드론을 조종하려면 국가공인 드론 자격증인 ‘초경량비행장치 무인멀티콥터 조종사 자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비용은 만만찮다. 

세계일보 취재결과 드론자격전문 A학원은 평일 2주 교육과정이 260만원, 주말 5주 교육과정이 300만원이었고 B학원은 평일 2주 교육과정이 300만원, 주말 5주 교육과정이 350만원 수준이었다. 대략 자격증을 따는 교육비용만 300만원수준이 드는 셈이다. 드론 자격증은 만 14세 이상인 사람이 교육기관에서 20시간 이상 비행 교육을 받은 후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응시자 대부분이 학원을 통한다.
 
농업 방제용 드론인 중국 DJI사의 mg-1모델. 가격만 수천만원에 달한다. 출처=DJI

KDA한국드론교육원 관계자는 “드론을 날릴 수 있는 장소임대비용, 교육용 드론 및 부속품 비용, 드론지도 자격을 갖춘 강사비 등이 고가이며 위험성 때문에 1대 1 혹은 1대 2로 강습을 해야 해 비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방제, 영상, 측량 등 드론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강생과 학원 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드론 국가공인자격시험이 시작된 지난 2015년 이래로 3년간 드론 조종자 증명 자격시험 응시자 수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드론 자격증은 1차 필기시험과 2차 실기·구술시험으로 구성되는데 시험의 최종관문인 실기·구술시험 응시자 수는 2015년 311명(205명 합격)에서 올해 3255명(1972명 합격)으로 3년 새 10배 이상 증가했다.

드론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에서는 드론 관련 학과도 생겨나고 있다. 27일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세경대, 영산대, 한서대, 초당대 등 10개 대학에 드론 관련 학과가 설치돼 있다. 나주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드론 조종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해 드론 자격 취득비용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경인교육대학교부속 드론교육아카데미 박성철 원장은 “드론 조종은 4차 산업혁명의 유망직종”이라며 “드론 제조는 중국이 압도적이지만 활용은 우리가 충분히 앞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장은 “드론 자격 보유자가 현재 5500명가량 되는데 이들이 전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방제, 측량, 방송, 군사, 택배 등 드론의 수익성과 활용도는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수업 중인 학교에서 중학교 2학년, 3학년 학생이 드론 자격증 실기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어릴 때 자전거 배우듯 드론을 배우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전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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