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하는 신규 아파트단지의 조경시설이 이전에 비해 면적이 넓어지면서 휴식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 아파트 조경시설이 콘크리트 건축물의 삭막함을 상쇄하는 녹지공간으로 미관에 중점을 두었다면 최근에는 입주민들이 편히 쉬면서 이웃과 대화하는 휴식공간, 커뮤니티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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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래미안 신반포팰리스 조경시설, 사진=삼성물산 |
최근 삼성물산은 이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잠원동의 '래미안 신반포팰리스'에 동별로 분리된 개인정원 스타일의 조경을 선보였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가든 스타일'은 각 동마다 야외 쇼파와 테이블 등으로 입주민이 편하게 앉아서 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각 단지마다 20명 정도의 인원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규모다.
정주연 삼상물산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조경시설에 쓰인 가구의 소재는 모두 야외용 소재로 만들어져 우천시에도 방수 등의 기능이 포함된 가구"라며 "다른 래미안 단지에도 각 단지에 맞는 특화 조경시설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건폐율을 줄여 아파트 단지 내 조경면적을 대폭 늘렸다.
건폐율은 대지 면적 대비 건축 면적의 비율로 건폐율이 낮을수록 토지에서 건축물이 차지하는 면적이 적다.
현재 법정 건폐율 기준은 30%, 조경면적은 15%지만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단지들은 건폐율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조경면적은 최대한 늘리는 추세다.
지난 17일 분양을 시작한 '힐스테이트 동탄'은 아파트 단지의 약 45%를 조경면적으로 구성했다.
조경공간에는 테마공원·잔디광장·산책로 등으로 구성했다.
조경면적을 늘리기 위해 지상주차장은 전부 지하로 들어가는 추세다. SK건설이 지난 4월 분양한 '휘경 SK 뷰'와 우미건설이 올해 상반기 분양한 '의정부 민락2지구 우미린'은 지상주차장을 없앴다.
아파트 분양단지의 한 관계자는 "지상주차장을 없애는 분양단지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며 "없어진 주차공간에는 조경시설 뿐 아니라 커뮤니티 시설도 들어선다"고 말했다.
녹지공간 외에 '물'을 테마로 한 조경공간도 등장했다.
호반건설은 2014년 분양한 '시흥 배곧 호반베르디움'과 '송도 호반베르디움 2차' 등에 '수공간'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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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배곧3차 호반베르디움 수공간, 사진=호반건설 |
대우건설이 지난 5월 분양한 '하남 힐즈파크 푸르지오 2블록'은 각종 분수와 연못 등을 테마로 하는 ‘아쿠아가든’을 조성하는 수경공간을 마련했다.
기존 아파트 단지 조경시설 중 흔히 보였던 놀이터는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 시 이용할 수 있고, 학부모들은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대우건설은 '새싹정류소'를 만들어 어린이들과 학부모가 함께 앉아서 통학차량을 기다릴 수 있도록 하는 공간으로 바꿨다.
학부모가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인 동시에 어린이들이 통학차량을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 된 것이다.
주변 자연환경이나 운동시설 및 공원 등과 아파트 단지를 연결해 조경환경을 구성한 곳도 있다.
지난 4월 현대엔지니어링이 공급한 '힐스테이트 세종3차'의 경우 인근 근린공원 및 둘레길을 연계한 나눔길·이음길·사잇길 등의 산책로를 아파트단지 내에 만들었다.
정 과장은 "건설사마다 똑같은 조경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단지에 맞춰 다른 조경시설이 들어선다"며 "인근 환경 및 단지 특색을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건설사가 새로운 조경시설을 선보이면 다른 건설사들도 비슷한 조경시설을 많이 선보이는 추세"라며 "최근에는 입주민들이 아파트 조경시설도 많이 따지기 때문에 앞으로도 건설사들이 양질의 조경시설을 갖춘 분양단지를 많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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