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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지하벙커 10년 만에 시민 곁으로

입력 : 2015-10-02 04:50:34 수정 : 2015-10-02 0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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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16년 10월 전면 개방 앞서 체험행사 유신체제 말기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서울 여의도 지하벙커가 발견 10여년 만에 시민에 공개된다.

서울시는 여의도 지하벙커를 2016년 10월 초 시민에게 전면 개방하기로 하고 이에 앞서 체험행사를 연다고 1일 밝혔다.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도로 아래 위치해 있으며 2005년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건립공사를 하던 중 발견됐다.

화장실과 샤워장 등을 갖춘 약 66㎡(20여평)의 공간과 기계실과 화장실, 2개의 폐쇄된 출입문 등이 있는 약 595㎡(180여평)의 공간 등 두 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1일 취재진이 1970년대 유신체제 말기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서울 여의도 지하벙커를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시는 벙커 개방에 앞서 오는 1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주말을 이용해 벙커 시민 체험 행사를 갖는다.
남제현기자
조성 주체와 조성 시기, 목적 등에 관한 기록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서울시는 벙커가 1976년에서 1977년 사이 지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가 관리하고 있는 항공사진 확인 결과 1976년 11월 벙커지역을 찍은 사진엔 공사 흔적이 없지만 이듬해 11월 사진엔 벙커 출입구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벙커 위치가 국군의 날 사열식 단상이 있던 곳과 일치하는 만큼 1977년 국군의 날 행사에 대통령 경호용 비밀시설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 이후 벙커는 수익성 문제 등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줄곧 폐쇄된 채 남아 있다가 2013년 서울시 미래유산 지정을 거쳐 마침내 시민들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서울 여의도 지하벙커 출입구.
남제현기자
개방에 앞서 서울시는 현장조사와 구조물 안전 정밀점검을 실시해 천장과 벽면을 보수하고 배수펌프와 환기시설을 설치했다. 또 천장과 화장실 등에 있던 석면을 완전히 철거하는 등 시민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시는 벙커 관련 자료와 기록이 전혀 없는 만큼 향후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시민의 아이디어와 제보 등을 받은 뒤 벙커의 활용계획을 수립하고 냉·난방시설, 소방설비 등을 완비해 2016년 10월 초 전면 개방할 계획이다.

전면 개방에 앞서 이뤄지는 시민체험은 홈페이지에서 23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개방은 10일부터 11월1일까지 매주 주말 하루 5차례씩 총 40회에 걸쳐 이루어진다. 관람에는 약 1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벙커를 찾은 시민은 2개 방 중 작은 방에서 여의도와 비밀벙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발견 당시부터 있었던 소파와 열쇠박스 등도 복원돼 전시된다. 큰 방에서는 발견 당시와 서울시의 안전조치 이후를 사진으로 비교해 볼 수 있고 폐쇄된 2개 출입문 등 나머지 시설들도 모두 볼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역사적인 의미와 가치가 있는 공간이지만 장기간 사용되지 않고 잊힌 공간이기도 하다”며 “지하벙커 활용방안에 대해 시민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해 역사적 특징을 보존하면서도 지역적 여건을 고려한 시민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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