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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고' 정성진 VFX 감독과 김용화 감독/사진=쇼박스. |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를 연달아 흥행시킨 김용화 감독이 또 하나의 ‘거사’를 앞두고 있다.
성형미인, 스키점프 선수들이 아닌 ‘고릴라’가 주인공인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3년이 넘는 시간을 꼬박 투자했다.
오는 7월 개봉 예정인 ‘미스터 고’(감독 김용화, 제작 덱스터필름, 배급 쇼박스 미디어플렉스)는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15세 소녀 웨이웨이(서교 분)의 우정을 담은 감동 드라마. 허영만 화백의 만화 ‘제7구단’(1985)을 원작으로, 약 500만 달러(한화 약 50억원)의 제작비를 중국으로부터 투자 받은 ‘합작영화’다. 순제작비만 무려 225억원(VFX 비용만 120억)에 달한다.
“이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 그 순간부터 ‘극사실주의’ 고릴라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킹콩’이나 ‘혹성탈출’과는 다른, 살아 움직이는 고릴라 기대하세요.”(김용화)

김 감독은 털 한 올, 미세한 주름 하나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해내기 위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VFX 전문가들인 직원만 180여명에 달한다. 외국 기술의 힘을 빌리지 않고 100% 순수 국내기술로 3D 디지털 영화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출사표를 던진 것.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150신이 채 안 돼요. 그런데 ‘미스터 고’에는 고릴라신만 1000여컷이 등장합니다. ‘야구하는 고릴라’를 만들겠다는 김 감독의 말을 듣고 처음에는 황당했어요. 비주얼 아티스트들을 고용해 수개월동안 모든 컷들에 대한 그림을 그렸고, 고민 끝에 3D 입체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했죠. 덕분에 프리 비주얼라이제이션, 모션 캡쳐 등 제작 공정은 너무나 복잡해졌습니다.”(정성진)
‘미스터 고’의 총괄 VFX 슈퍼바이저인 정성진 감독은 ‘아바타’(감독 제임스 캐머런) 이후 3D 입체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막상 롤모델이 될 만한 영화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미스터 고’만의 자체 제작 시스템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다. 특히 털 한 올, 한 올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구현해낸 Fur RnD시스템은 큰 자랑거리다.

충무로 흥행감독이 된 김 감독은 타성에 젖지 않고, 초심을 생각하는 연출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거듭 밝혔다.
“영화 ‘국가대표’를 끝내고 ‘새로운 형식과 시장을 향해 도전해보자’고 결심했어요. 마치 스스로를 낭떠러지에 세웠다고 할 만큼 ‘미스터 고’의 제작과정은 엄청난 일이었죠.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예산부터 제작구조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어요. 애니메이션과 랜더링 과정을 어느 정도 완료하고 나서야 안심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관객의 눈으로 극장에서 2시간동안 확인하기 전까진 어떤 작업도 완료됐다고 단정 짓기 어려워요.”(김용화)
현재 ‘미스터 고’의 후반작업은 70%가량 진행됐으며, 오는 7월 개봉 예정이다.

사진=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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