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젱가-젱가’라는 제목의 이 2분짜리 동영상은 “트리폴리의 가가호호, 골목 구석구석을 뒤져 (반정부) 시위대를 찾아내 죽이겠다”는 카다피 TV연설 장면을 담았다. 갈색 터번을 쓰고 광기 어린 눈빛으로 자국민들에게 호통치는 카다피의 몸짓과 말투가 우스꽝스럽다. 미 래퍼 피트불이 랩을 하고 티 페인이 피처링한 지난해 힙합 곡 ‘헤이 베이비(Hey Baby)’를 배경음악으로 깔았다. 제목은 아랍어 ‘골목길(zanqa)’에서 연상한 것이다.
이 동영상을 만든 이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사는 언론인이자 뮤지션 노이 알루셰(31)다. 알루셰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상한 옷을 입고 연설 도중 팔을 들어올리는 카다피 모습이 마치 트랜스파티(의식을 몽롱하게 만드는 전자음악이 깔린 파티)를 연상시켰다고 제작 이유를 밝혔다. 카다피 연설 다음날인 23일 첫 번째 동영상을 올렸는데 지금까지 조회수가 40만건을 넘었다.
첫 번째 동영상에는 반라 차림의 여자 무희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이 “부모에게도 보여줄 수 있도록 톤다운해달라”고 요청해 무희 장면은 뺀 버전을 다시 올렸다. 이 동영상 역시 8만명 이상이 다녀갔다. 알루셰는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것과 그룹 이름이 ‘시온을 사랑하는 이들(Hovevey Zion)’이라는 페이스북 자기 소개 때문에 노골적인 반감을 보인 네티즌들도 있으나 대체적으로는 상당한 호감을 표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한 리비아인이 카다피가 물러나면 자유 리비아는 이 젱가 젱가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출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보람 있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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