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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전업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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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1-11 22:25:30 수정 : 2026-01-11 22:25:29
황계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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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자녀 부양은 노후 준비의 대표적인 걸림돌이다. 보험개발원이 일을 하는 40∼50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7.9%는 ‘은퇴 후에도 자녀 부양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은퇴 후에도 교육비 4629만원, 결혼 비용 1억3626만원 등 자녀 1인당 평균 1억8255만원을 써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1월 기준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44.3%에 그치고, 백수인데도 구직활동조차 안 하는 ‘쉬었음’ 청년이 41만6000명에 달하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자신을 ‘전업자녀’로 소개하고, 청소나 빨래, 식사 준비, 설거지 등 일상을 담은 영상을 올리는 이들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집안일을 해주고 부모에게 생활비·용돈을 받으니 전통적 의미의 백수는 아니라는 자조적 표현이다. 취업준비생 처지에서 집안일을 통해 ‘존재 의미’를 찾고자 전업자녀임을 자처하는 것일 수도 있고, ‘등골 브레이커’는 아니라는 항변으로도 들린다. ‘홈 프로텍터’ ‘자택 경비원’이라는 표현도 있다.

11일 공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20∼40대는 독일이나 일본, 프랑스, 스웨덴 사람들보다 결혼 의향은 가장 높지만, 출산 의향은 낮은 편이었다. 자녀 계획 수는 1.74명으로 5개국 중 가장 적었다. 그 이유는 출산에 따른 경제적 부담 탓이었다. 그 기저에는 자녀 인생까지 책임져야 올바른 부모라는 관념이 깔려 있다. 전업자녀가 늘수록 가정과 사회의 분위기는 어두워진다. 사회안전망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작가 천명관씨의 장편소설 ‘고령화 가족’에는 늙은 엄마에게 얹혀사는 세 명의 중년 자녀 얘기가 펼쳐진다. 사업에 실패한 뒤 집안에서 뒹굴뒹굴하는 아들도 있고 결혼에 실패한 뒤 자녀까지 데리고 들어온 딸도 있다. 소설 속에만 등장하는 가상의 가족이 아니다. 취업에 실패한 많은 청년이 아무것도 안 하고 쉰다. 대학 4학년생과 졸업자 10명 중 6명이 구직활동을 거의 안 하거나, 하더라도 시늉만 내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런 상태로 시간이 더 흘러가면 ‘고령화 가족’에 등장하는 자녀들처럼 노부모의 소득에 의존해 살아가는 ‘잃어버린 세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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