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재스민 혁명’의 발원지 튀니지의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은 하야한 직후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로 망명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가 거부하자 기수를 사우디아라비아로 돌렸다. 현재 제다에 머물고 있는 그는 심장마비로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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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로 도피… 혼수상태 ◇佛 망명 뒤 아이티 귀환 튀니지 벤 알리 전 대통령 아이티 장 클로드 뒤발리에 전 대통령 |
아이티의 독재자 ‘베이비 독’ 장 클로드 뒤발리에 전 대통령은 1986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프랑스로 향했다. 프랑스는 옛 식민지배국 전직 대통령에 정치적 피난처를 제공했다. 뒤발리에는 오랜 망명 생활 끝에 최근 정정 불안을 겪는 아이티로 전격 귀환했다.
독재자는 같은 처지의 다른 독재자에게 쉽사리 망명지를 제공해왔다. 정적 등 주민 50만명을 학살한 혐의를 받는 우간다의 악명 높은 독재자 이디 아민은 카다피의 리비아를 거쳐 사우디아라비아에 닻을 내렸다. 그는 한때 귀국과 재기를 모색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사우디에서 2003년 객사했다. 라이베리아의 찰스 테일러 전 대통령은 2003년 나이지리아로 도망쳤다. 오랜 망명 생활 끝에 체포돼 현재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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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망명끝 체포 ◇휴양지에서 은둔 생활 라이베리아 찰스 테일러 전 대통령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
카다피는 상황이 좀 다르다. 그동안 무자비한 시위대 유혈 진압으로 너무 많은 피를 봤다. 국내에 머물기에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 최근 시위 도미노로 주변 아랍국 도피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력 해외 망명지로는 카다피가 존경해온 넬슨 만델라의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피난처를 제안한 베네수엘라 등이 점쳐진다.
안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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