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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더불어 인류 역사는 발전했다

입력 : 2011-01-14 20:51:55 수정 : 2011-01-14 20: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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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500여개 언어로 번역, 2000년 이상 읽혀
성경은 단순한 종교 교리를 담은 책이 아니다
존 드레인 지음/서희연 옮김/옥당/2만7000원
성경의 탄생/존 드레인 지음/서희연 옮김/옥당/2만7000원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형으로 죽었기에 신약성서는 죽음을 매우 비중 있게 다룬다. 그러나 로마 제국 전역에 걸쳐 십자가 처형이 흔히 이뤄졌다는 기록은 많이 남아 있지만 이상하게도 어떻게 집행되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는 아마도 십자가에 매달린 사형수의 시신을 땅에 묻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짐승 먹이가 되거나 부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십자가 사형수의 유골 발목뼈는 당시 십자가 처형을 짐작하게 하는 유일한 단서다.

뼈에 남은 못 자국을 보면 일반적으로 영화나 성화에서 묘사한 것처럼 십자가 앞쪽에서 양발이 포개졌다기보다 십자가 앞뒤로 한 발씩 못이 박힌 것으로 보인다. 못에 묻은 나무 파편을 보면 십자가는 올리브 나무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왜 십자가형이 유행했고 올리브 나무가 쓰였을까.

세계 최대 복음주의 신학교인 미국 캘리포니아 풀러 신학교의 교수인 존 드레인은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당시 시대상을 정확히 파악해야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성경 읽기의 어려움과 성경 속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명쾌하게 풀어준다. 인류 역사는 성경과 더불어 발전했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성경이 인류 지식물 가운데 가장 위대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인류 문명사를 이해하는 키워드가 성경이라고 했다.

◇서기 330년경 기독교를 국교화한 콘스탄틴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가 모세가 계시를 받았던 불붙는 떨기나무 자리에 지었다는 수도원이다.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 위치해 ‘시나이 수도원’이라고 불렸다가 기독교 박해 시절 순교한 카타리나 수녀의 이름을 따 성 카타리나 수도원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예컨대 불교의 탄생지인 인도를 보자. 20세기 ‘위대한 영혼’이라 추앙받는 인도의 지도자 ‘간디’는 평생을 검소하게 살았다. 그는 암살당한 후 몇 안 되는 유품을 남겼는데 거기엔 요한복음과 예수의 가르침에 대한 책, 벽에 걸린 예수의 초상화가 포함되어 있었다. ‘사티아그라하’라 불리는 간디의 반식민 투쟁의 근본사상을 보면 성경이 종교를 초월하여 미친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간디는 “네 오른편 뺨을 치면 왼편도 돌려대라”는 성경 구절을 정치 활동의 귀중한 모토로 삼았다. 이는 ‘무저항 비폭력’으로 불리는 그의 독립운동의 모태가 되었다.

영국의 저명한 정치가 윌리엄 윌버포스는 성경 속 원리를 바탕으로 노예제 폐지를 법으로 만들어냈다. 미국의 흑인 지도자 마틴 루터 킹 역시 인종 차별 철폐 운동의 거대한 물꼬를 성경에서 발견했다.

저자는 성경이 단순히 특정 종교의 교리를 담은 경전에 불과할 것이라는 오늘날의 관점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한다. 세계 곳곳에서 2500여개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2000년 이상 읽힌 성경은 단순한 종교 교리를 담은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힌두교 국가의 민족 지도자가 성경을 탐독하고 자신의 사상을 확립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받았다거나 인류 문명이 커다란 변화를 겪을 때 성경이 새로운 사상적 배경이 되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고대 문명사를 더듬어가면서 성경이 탄생한 배경도 설명한다. 고대 문명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대한 고고학적 탐사로 성서 읽기를 시도하며, 유대민족이 유일신 사상을 탄생시킨 과정을 고고학적 발굴 이야기를 곁들여 엮어냈다. 메소포타미아에서 페르시아, 로마제국 등으로 이어지는 유장한 역사 이야기에 150여장의 다양한 사진과 역사지도, 도표를 더해 인류 문명사를 쉽게 이해하도록 도왔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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