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3일씩 걸렸나=소해함은 섬유강화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된다. 철선으로 만들면 자성이 생겨 적이 바다에 뿌린 기뢰가 달라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볍게 이동하기 위해 엔진도 소형 엔진을 탑재한다. 당연히 속도가 늦을 수밖에 없다. 최고 순항속도가 시속 15노트에 불과하다. 소해함은 고속 기동이 필요없는 함정이다. 기뢰 등을 피하기 위해선 속도뿐 아니라 소음도 작아야 최적이다. 기지가 있는 진해에서 사고해역까지 오는 데 3일이나 걸린 이유다.
해군 관계자는 “보통 전투함은 수십노트를 낼 수 있지만 소해함의 경우 평균속도가 시속 12노트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여기에 항해거리가 멀었고, 서해상의 파고가 높아 늦게 도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왜 9척 소해함 모두 진해기지에 있나=소해함은 전시나 이와 유사한 비상사태 때 우리 해군의 기동로 및 수송로를 기뢰로부터 보호, 원활한 작전 수행을 보장하는 중대한 임무를 수행한다. 정규전 병력으로 돌발적인 상황에 긴급하게 투입할 수 있는 배가 아니라는 얘기다.
또 운용 목적이 중요 항구를 봉쇄하거나 개방하는 임무를 맡아 우리나라 최대 항구인 부산 인근에 위치한 진해기지에 모두 배치된 것이라고 해군은 전했다.
이러다 보니 이번처럼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제한이 많다는 지적이다.
해군 일각에서는 신속하게 이동, 기뢰 탐지 및 제거를 할 수 있는 ‘소해헬기’가 있었다면 보다 빨리 천안함의 함미와 함수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해군은 2016년까지 소해헬기 8대를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2017년 이후로 연기했다.
이번에 탐색작업에 투입된 양양·옹진함은 1999년과 2003년 순수 국산기술로 만들어진 최신예 소해함이다. 56명의 승조원을 태울 수 있으며 탑재장비는 20㎜ 벌컨포와 가변수심음탐기, 자기·음향기뢰용 복합소해장비 및 무인기뢰탐지기(MDV) 등이 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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