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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6개월내 사망자 비율’ 급증

입력 : 2009-12-01 00:27:31 수정 : 2009-12-01 00: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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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90년 6%서 2003∼07년 75%로 ↑
“고령자 사망 많아… 조기진단 대책 시급”
청소년 90% 이상 “나는 걸리지 않을 것”
우리나라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에이즈) 원인 바이러스인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 중 절반 가까이가 감염 6개월 내 희생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노년층 감염인이 많아 이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에이즈의 날’을 하루 앞둔 30일 질병관리본부가 1985∼2007년 등록된 HIV 감염인 5323명을 대상으로 2007년 말까지 생존율을 산출한 결과 18%(980명)가 사망했다. 특히 사망자의 45%(441명)는 감염 진단 후 6개월 이내 숨졌다.

비교적 최근인 2003∼07년 발견된 감염인 3314명 중에 사망자는 340명(10%)이었는데, 4명 중 3명꼴인 256명(75%)이 감염 6개월 내에 사망했다. 6개월 이내 사망자 비율은 1985∼90년 6%, 1991∼96년 16%, 1997∼2002년 43% 등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의 감염 6개월 이내 사망자 비율은 프랑스와 영국(10∼20%)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사망하기 2개월 전에 발견된 경우가 약 70%로, 고령 감염인이 감염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늦게 발견돼 숨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HIV 감염 조기진단과 HIV 전파 방지를 위한 전략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HIV 감염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1.4배 높았고, 연령별로 29세 이하를 기준으로 30대는 1.5배, 40대는 2.1배, 50대 이상은 3.1배가량 컸다. 감염인의 사망원인은 약 70%가 에이즈였으며, 이 밖에 심장질환, 간질환, 뇌질환, 폐 등 호흡기질환 등도 보고됐다.

다행히 HIV 감염 이후 10년 이상 생존율은 1985∼90년 56%에서 91∼96년 62%, 97∼2002년 70%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이는 신약 개발과 정부의 적극적인 치료비 지원사업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89년부터 감염인 치료 지원사업이 시작했다. 당시 에이즈 치료전문병원은 전국에 29곳뿐이었으나 99년 차별금지라는 지적에 따라 지정병원제도가 폐지되면서 모든 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해졌다. 현재는 60여개 병원에서 감염인을 치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새로 확인된 HIV 감염인 수는 1998년 129명, 2004년 610명, 2008년 797명, 2009년 9월 현재 560명 등으로 매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2007년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의하면 세계적으로는 에이즈 감염인은 3320만명으로, 매년 250만명이 새로 감염되고 210만명이 숨지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청소년의 90% 이상이 에이즈에 대해 ‘낙관적 편견’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낙관적 편견이란 ‘다른 사람은 걸려도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을 말한다.

삼육대 사회복지학부 손애리 교수팀이 서울지역 중고생 1516명을 대상으로 에이즈 감염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90% 이상이 ‘낙관적 편견’의 태도를 보였다. 손 교수는 “학생이 에이즈에 낙관적 편견을 갖게 되면 예방교육을 잘 받지 않고, 주위를 환기시키는 메시지에도 주목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학생들에게 에이즈 예방교육을 하려면 단순히 정보나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그들이 가진 신념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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