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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이 말하는 '내부 식민지' 탈출법

입력 : 2008-10-30 14:43:22 수정 : 2008-10-30 14: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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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식민지다' 출간 1995년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한국은 여전히 '서울 공화국'이다.

서울에 전체 인구의 몇 %가 살고 있다는 통계까지 굳이 내세우지 않더라도 서울에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것이 집중돼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익히 잘 아는 현실이다.

사회비평가인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이런 현실에 대해 1970년대 남미의 종속이론에서 발전한 '내부식민지론'을 가져와 '지방은 내부식민지'라고 정의한다.

'지방은 식민지다'(개마고원 펴냄)는 강 교수가 지방자치와 지방문화, 지방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며 어떻게 하면 지방이 '내부식민지'에서 탈출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는 책이다.

강 교수는 내부식민지의 지속 이유에 대해 우선 지방 내부에서도 '제2의 내부식민지'가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도(道) 단위 패권 도시들은 지방 내 다른 도시들에 대해 서울이 지방을 대하는 것과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바로 여기서 발생하는 모순이 결국 서울과 지방간 모순 타파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강 교수는 내부 식민지 체제의 비극이 여기에 있다며 지방 내부에서부터 특정 도시의 패권주의를 극복하지 않으면 서울 패권주의를 타파할 동력도 사실상 사라진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새로운 길이 나더라도 원래 가던 길로 가게 되는 경로의존(path dependency) 개념으로 서울-지방 문제를 바라본다. 서울-지방의 문제 역시 역사의 산물인 경로의존에서 일어난 일이며 지금 누구의 잘못도 아닌 만큼 서로 싸우기보다는 양쪽 모두 이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내부 식민지를 탈출할 해법으로 지역 인재들이 서울로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서울 소재 대학의 지방 분산 등을 통한 교육 분산과 제대로 된 지방자치의 시행, 지방언론사의 공공성 강화와 지방 시민사회와 엘리트 사회와의 연대 등을 제시한다.

강 교수는 동시에 지방의 성찰을 강조한다. 지방이 지방주의를 내세우며 '절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수도권의 고민도 헤아려가며 좀 더 정교한 대안을 제시하고 추진해나가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방은 이제 '서울 탓'보다는 '내 탓'을 더 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지방의 문제를 지방이 먼저 지적하고 해결하자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런 내부 교정 노력과 더불어 차분한 설득이 병행돼야 한다. 중앙집권체제가 가져온 '레드오션' 체제가 모든 한국인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 현실과 더불어 지방이 블루오션이라는 것을 이해하게끔 해야 한다"(347쪽)

382쪽. 1만5천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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