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뉴스①]경상도 음식은 맛이 없다고? 경상도 음식은 짜고 매운맛이 전부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것은 오해다. 음식 제대로 하는 집을 만나면 눈이 번쩍 뜨인다. 양념은 적게 쓰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경상도 특유의 조리법에 그 고장 특산물을 결합시킨 요리는 입에서 ‘악’소리나게 만든다. 예천에서 영주,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이어지는 경북 북부권의 겨울철에 맛볼 수 있는 맛깔스런 음식들을 소개한다.
울진의 맛, 아삭아삭 물곰회·쏙 빼먹는 대게살 군침 꿀꺽
서울에서 가장 먼 고장 울진. 한 번 걸음 하기가 여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일단 동해와 마주한 울진과 마주하고 나면 그 매력에 홀딱 반하게 된다.
울진군 관계자는 ‘울진에 오면 네 가지 큰 욕을 본다’고 말한다. 첫째가 온천욕, 둘째가 금강송 삼림욕, 셋째가 해수욕, 넷째가 식욕이다. 이 가운데 겨울에 맛볼 수 있는 ‘두 가지 욕’은 온천욕과 식욕이다.
울진은 이웃한 봉화, 강원도 양양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대의 송이산지다. 봉화가 춘양목을 이용해 ‘춘양목송이’라 부르듯이 울진은 금강송을 이용해 ‘금강송이’라 부른다. 울진의 송이는 송이차로도 개발되어 최근 일본에서 열린 ‘세계 차 박람회’에서 시선을 끌기도 했다.
겨울철 울진의 식욕은 동해에서 온다. 울진군의 해안선은 82㎞. 결코 작지 않다. 따라서 북쪽과 남쪽에서 나는 고기가 다르다. 북쪽을 대표하는 죽변항은 겨울이면 복어와 전복, 대구가 난다. 반면, 남쪽을 대표하는 후포항은 대게와 물곰-강원도에서는 곰치라 부른다-이 난다. 죽변항의 복어와 전복은 겨울에 알차다. 특히, 비싸기로 소문난 참복도 4∼5만원이면 회로 충분히 맛볼 수 있다. 전복죽은 울진의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쌀에 두툼하게 썬 전복을 넣어준다. 내장이 들어가 색깔이 옅은 초록색을 띄고, 활전복을 넣어 육질이 부드럽다.
후포항의 물곰은 동해안권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해장국으로 인기다. 칼칼한 국물맛이 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겨울철 별미로 찾는 이가 많다.
후포항은 최근 물곰 해장국에서 한발 더 나아가 회를 개발했다. 물곰회는 지난해 후포항에서 처음 선을 보인 후 동네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는 ‘따끈따끈한 회’다. 현재 후포항에는 연수식당(054-788-6633)을 비롯해 3∼4집이 물곰회를 팔고 있다.
물곰회는 살아있는 채로 수족관까지 옮기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물곰회를 취급하는 식당은 모두 고깃배를 운영한다.
물곰은 큰 덩치에 비해 회를 떠도 양은 많지 않다. 이는 물곰의 살이 너무 물러터져 회를 뜨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곰회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다. 다른 어종에 비해 야물지 못하고 흐물거리는 것이 조금 거북살스럽지만 맛은 아주 담백하다.
연수식당 주인 황운석씨는 “내지인들은 입소문이 나면서 요즘은 회 하면 물곰만 찾는다”면서도 “외지인은 아직까지 용기 있는(?) 사람들이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곰회를 먹고나면 기다리던 물곰국이다. 김치를 총총 썰어넣고 푹 끓여낸 국물은 속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하다. 연두부보다 부드럽게 부서지는 물곰의 속살은 씹을 것도 없이 목구멍을 타고 넘는다.
이밖에도 울진대게와 소라물회도 빼놓을 수 없는 겨울 먹을거리다. 울진대게는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난다.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영덕대게에 비해 값은 저렴하면서 품질은 차이가 없다. 소라물회는 소라를 썰어 초고추장을 듬뿍 풀어주는데, 오독오독 씹히는 소라와 얼큰한 육수가 속풀이로 그만이다.
예천·영주·봉화·울진=스포츠월드 글·사진 김산환 기자 isan@sportsworldi.com

우선 대게는 집게발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연안에서 잡힌 국내산 대게는 집게발의 집게 길이가 똑같다. 단 2㎜의 차이도 나지 않는다는 게 김 군수의 설명이다. 만약 집게발의 길이가 차이 나거나 부러져 있다면 먼바다에서 잡은 것일 확률이 높다.
집게발을 확인했다면 얼마나 실한 지를 따질 차례. 대게를 게딱지가 보이게 누인 후 손톱으로 배를 눌러본다. 실한 녀석은 딴딴해서 들어가지 않는다. 반면 배가 쑥쑥 들어가는 녀석은 삶으면 살보다 물이 더 많다.만약, 주인장이 손가락으로 대게를 눌러보는 것을 제지한다면 미련없이 돌아서라.
북한산의 경우 등에 검은 점이 많은 게 특징이다. 또 수심 200m 이하에서 잡힌 대게는 껍질이 두껍다. ‘대게의 보고’로 알려진 왕돌잠은 수심이 낮아 껍질이 연해 손으로도 쉽게 부러트릴 수 있다. 또 게딱지가 크다고 좋은 게가 아니다.
김 군수는 또 대게 많이 먹는 비법도 들려줬다. 그에 따르면 가위 없이도 대게 한 마리를 손쉽게 해치울 수 있다. 우선 대게 다리는 관절 마디 앞을 분지른다. 그리고 뾰족한 다리 끝을 이용해 다리 속으로 밀어넣으면 속살이 쉽게 빠진다.
게딱지 속의 국물은 마시지 않는다. 너무 짜서 입맛을 버린다. 게딱지의 보물은 눈과 입이 있는 부분. 이곳을 엄지손가락을 힘껏 누르면 속에 숨겨진 살과 내장이 밀려나온다. 여기에 밥과 참기름을 넣고 비비면 별미가 된다.
게를 먹을 때는 대충대충 먹는 게 요령이다. 살 하나 없이 발라먹다 보면 속도가 느리기 때문. 우선 이것저것 가져가 먹으면서 껍질을 수북하게 쌓아놓는다. 대게 다리가 모두 동나면 그때부터 쌓아 놓은 껍질을 하나씩 들춰서 남은 속살을 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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