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늦더위 도심 탈출… 청정계곡으로 떠나자

입력 : 2007-08-24 13:16:00 수정 : 2007-08-24 13:16:00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서울 근교 양평 명달리·정배리 입추·처서가 지났지만,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늦더위는 도심 탈출을 꿈꾸게 한다. 아직도 후텁지근한 서울을 벗어나 근교에서 기분전환을 하고 싶다면, 양평군 서종면의 ‘숨은 보석’ 명달리·정배리를 찾아보자. 서종면은 북한강과 그 주변의 카페, 수상 레저 등으로 익히 알려진 곳이지만, 명달리·정배리는 의외로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천렵을 즐길 수 있는 청정계곡,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드라이브 코스, 그림 같은 펜션 등이 어우러진 곳이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강원도 오지 연상시키는 명달리
명달리는 서울 근교에서 가장 때묻지 않은 청정지역으로 꼽힌다. 통방산(659m), 삼태봉(683m), 중미산(834m) 등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몇 해 전만 해도 ‘경기도의 오지’로 불렸다. 지금도 계곡 깊은 곳에서는 휴대전화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
최근 몇 년 새 입소문이 나서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지만, 서울 근교에서 이처럼 한적하고 깨끗한 계곡을 찾기는 쉽지 않다. 생태 산촌 체험마을과 숲속학교가 운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일대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데다 해발고도가 600m를 넘다보니, 도심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쾌적하고 상쾌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꺽지·다슬기를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는 명달계곡은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들 물놀이에도 적당하다.
명달리 일대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하다. 352번 지방도로를 타고 북한강변을 따라 청평, 가평으로 올라가는 길이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지만, 이 길에 식상해졌다면 명달리 쪽으로 들어가 보자. 352번 도로를 벗어나 수입교에서 우회전하면 수입리·노근리를 거쳐 명달리에 닿는데, 약 15㎞에 걸쳐 원시림 사이로 이어진 구불구불한 길이 일품이다. 숲길 바로 아래로 계곡이 펼쳐지고, 아찔한 기분이 들 정도로 높은 절벽도 곳곳에 숨어 있다.
명달리 바로 옆 노근리에는 조선 후기 성리학의 대가인 화서 이항로 선생의 생가가 남아 있다. 생가 바로 앞 계곡이 벽계구곡이다. 벽계구곡은 이항로 선생이 이곳의 절경에 반해 붙인 이름. 지금 경승지 9개를 일일이 찾기는 어렵지만, 이곳의 경치는 ‘구곡’이라는 이름값을 하고도 남는다.
◇복원공사 중인 노근리의 이항로 선생 생가.

#아름답게 가꿔진 정원 같은 정배리
명달리에서 삼태봉을 넘으면 정배리로 이어진다. 삼태봉을 넘는 길은 수시로 자동차 핸들을 180도로 돌려야 하는 심한 굴곡, 고봉준령이 잇따라 펼쳐져 강원도 심산유곡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고개 아래 분지에 자리 잡은 정배리는 명달리와 달리 개발이 많이 됐다. 계곡 주변의 잘 포장된 도로를 따라 예쁜 펜션들이 자리 잡고 있고, 식당도 제법 많다. 그러나 펜션이 주변 경관과 비교적 잘 조화를 이뤄, 아름답게 가꿔진 정원을 연상시킨다. 펜션 앞 계곡에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은 절로 낭만적인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정배리를 지나면 문호리가 나오고, 다시 352번 지방도로를 만난다.
수입리∼노근리∼명달리∼정배리∼문호리로 이어지는 한나절 나들이는 늦더위에 시달린 서울 생활을 잠시 잊게 만든다.
양평=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 여행정보
정배리는 명달리에서 삼태봉 자락을 넘어야 하지만, 352번 지방도로에서 문호리 쪽으로 들어가도 된다. 수미골 펜션(www.sumigol.com/031-775-0852)은 명달리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숙소로 꼽힌다. 창문 밖 바로 아래로 계곡물이 흐른다. ‘명달리 숲속학교’ 인근의 ‘생태마을 순두부’(031-775-0001)에서는 명달리에서 재배한 콩으로 만든 두부요리와 청국장을 내놓는다. 명달리 체험마을 (031)773-6440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카리나 '해맑은 미소'
  • 카리나 '해맑은 미소'
  • 박은빈 '반가운 손인사'
  • 전지현 '단발 여신'
  • 아이유 '눈부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