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의미에서 군사 경력이 없는 20대의 김정은에게 군사 칭호를 부여한 것은 바로 군사지도자로 김정은을 선전하기 위한 일종의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지금까지 김정은이 김정일의 ‘선군혁명위업’을 계승했다고 선전한 만큼 앞으로는 군사 지도자로 김정은을 내세워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후계구도 안착을 위한 상징적인 차원의 노림수라는 의미다.
실질적 측면에서는 ‘공화국 원수’나 ‘인민군 최고사령관’ 등 군 관련 핵심직책을 부여하기 위한 절차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다. 즉 군의 상위 정책지도기관인 당 중앙군사위원회나 국방위원회 등에서 실
적 직책을 맡게 되는 군권 이양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상당 기간은 국방위원회보다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에 자리를 잡고 군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주목되는 것이 김정은을 포함해 군 경험이 전혀 없는 김경희(당 경공업부장), 최룡해(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 김경옥(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 4명이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받았다는 사실이다. 순수 민간인이 대장 군사 칭호를 받은 것은 전례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북한 내부 사정이 그만큼 복잡하고, 급박한 비상국면이 전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서는 북한의 권력세습이 순탄하게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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