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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27일 경남 김해을 보선 패배가 확정되자 김해시 이봉수 참여당 후보 선거사무실을 침통한 표정으로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런 싸움에서 이 후보는 패배했고 유 대표의 정치적 명운은 정반대의 길로 들어섰다. 당장은 회복이 어려운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평이다. 우선 2012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에서 원내 교두보 마련에 실패함으로써 유 대표는 험난한 정치 여정의 첫발부터 헛디딘 꼴이 됐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은 추락이 불가피하고 ‘친노무현 적자’로서의 상징성도 퇴색할 수밖에 없게 됐다. ‘노무현 성지’인 김해을에서, 그것도 국회 청문회 벽을 넘지 못하고 불명예 하차한 이명박 정부의 총리 후보자 출신,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에게 패배한 것은 친노 적자로서 치명적인 것이다. 김해을은 영남 속에서도 민주당이 17, 18대 연속 의원을 배출한 곳이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민주당과의 갈등과 잡음도 ‘책임론’이란 역풍이 되어 유 대표를 덮칠 전망이다. 유 대표는 단일화 과정에서 여러 차례 협상 결렬 위기를 겪으며 이 후보를 김해을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어냈지만 ‘분열주의자’, ‘알박기 정치’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유시민 실험’은 실패했고 야권에서는 ‘통합의 정치’가 아니라 ‘분열의 정치’를 조장했다는 비판이 일면서 ‘유시민 한계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유 대표는 혹독한 시련의 계절을 맞았다. 당장 내년 ‘큰 싸움’을 앞두고 야권통합 논의에서 적잖이 힘을 잃게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참여당과의 선통합론’을 기세 좋게 들고 나올 공산이 크다.
김형구 기자 julye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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