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이은해(31)·조현수(30)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들은 19일 오후 인천구치소에서 인천지법으로 연결된 지하통로를 통해 법원으로 이동한 뒤 영장실질심사 법정 앞에서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검찰에 체포된 상태여서 인천구치소에서 인천지법으로 연결된 지하통로를 통해 법원으로 이동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으로 마스크를 착용해 앞서 공개된 모습 외에는 이들의 현재 모습은 볼 수 없었음에도 이씨는 취재진 앞에서 얼굴을 가리기 바빴다. 조씨는 수갑을 찬 채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고인과 유가족에게 미안하지 않느냐”, “죄를 인정하느냐”는 등 기자들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법원은 이날 오전까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각각 국선변호인을 1명씩 선정했다.
형사소송법 201조에 따르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피의자에게 변호인이 없는 경우 판사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해야 한다.
이씨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 “변호인이 없는 상태에서는 조사를 받지 않겠다”며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조씨도 답변을 회피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씨와 조씨는 이날 법원에서 각자의 국선변호인과 접견한 뒤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 소병진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A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스스로 뛰어들게 한 뒤 구조하지 않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A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린 이들이 당시 구조를 할 수 있는데도 일부러 하지 않았다고 보고 이른바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유족에 따르면 피해자 A씨가 생전 소유하고 있던 재산은 대략 6∼7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유족은 A씨가 가지고 있던 수억원의 재산이 이씨와 조씨에게 차례로 넘어갔을 가능성과 함께 이들이 또 다른 범죄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A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 계곡에서 함께 물놀이한 조씨의 친구 B(30)씨도 살인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과 18범인 그는 다른 사기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다.
한편 이은해가 과거 결혼한 사진이 나와 과거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 ‘이은해 2016년 결혼식’이라는 글과 사진이 공유됐다.
글에는 이씨와 남성 B씨가 인천 연수구 한 대형 한정식집에서 이씨 부모 등 하객들 앞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유명 가수가 축가를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씨와 B씨가 결혼식 직후 이씨에게 동거남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혼했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서울의 한 웨딩드레스숍 블로그에도 당시 결혼식 과정과 사진 등이 공개돼 있다고 한다.
이씨와 B씨가 결혼식을 한 시점은 이씨가 피해자 A씨와 신혼집을 마련하기 4개월 전이다.
이씨는 A씨와 2012년부터 만났으며 2016년 9월에는 결혼을 전제로 인천에 신혼집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씨의 추가 범행 여부가 거론된다.
이씨는 A씨와 이듬해 3월 상견례나 결혼식 없이 혼인 신고를 해 법적 부부가 됐다.
이씨는 2015년 11월에도 다른 남성과 결혼식을 올렸다가 파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지난 2020년 10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2015년 이은해씨와 결혼식까지 올렸던 신랑 지인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은 자신을 이씨와 2015년 결혼식을 올린 남성의 친구라고 밝힌 이가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신랑 측이 사설탐정 같은 사람을 고용해 알아본 결과 신부 측 부모님과 하객들이 거의 다 대행 아르바이트였다”며 “그래서 신랑 측에서 파혼을 진행하게 됐고 제 친구는 아직도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